[스포츠서울 | 강서=김민규기자]“승리 없이 탈락한 게 너무 아쉽다.”

끝내 고개를 떨궜다. 지난 1년간 다 같이 노력했던 팀원들에 대한 미안함과 ‘전패’로 탈락한 속상함과 아쉬움 만감이 교차한 탓일까. ‘2023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스위스스테이지 첫 탈락을 기록한 북미 팀 리퀴드(TL)의 ‘표식’ 홍창현(23)의 통한의 눈물이다. 탈락의 순간, 홍창현은 고개를 숙인 채 한참동안 눈물을 쏟아냈다.

TL은 23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월드챔피언십’ 스위스스테이지 5일차(2패 팀 간 대결) 경기에서 베트남의 맹주 GAM e스포츠에 세트스코어 1-2로 패배했다. 이로써 TL은 승리 없이 ‘3패’로 이번 롤드컵 첫 탈락 팀이 됐다.

이날 탈락과 함께 홍창현은 책상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들썩였다. 마음이 진정된 후 만난 그는 “롤드컵에 왔을 때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내가 롤드컵에서 8강 이전에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처음이다”며 “우리 팀원들이 1년간 다 같이 노력했는데 내가 좋은 모습 못 보이고 0승으로 너무 아쉽게 탈락했다. 너무 아쉬워서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사실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4대 메이저로 꼽히는 북미의 강호 TL이 마이너리그인 베트남의 GAM에 일격을 당했기 때문. 더군다나 1세트에서 유리한 상황을 이어가다 역전패를 당한 것은 뼈아팠다. 그는 상대방이 잘해서 진 것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홍창현은 “솔직히 말해서 이번 대회에서 긴장을 많이 했고 상대방이 우리보다 준비를 더 잘해서 졌다”며 “1세트 역전패는 경기를 하면서는 몰랐는데 내가 생각했던 구도가 경기 내에서 많이 달랐다. 내 설계대로 안 돼서 많이 당황했다. 그래도 중반까지 잘 끌고 갔는데 상대방의 노림수에 많이 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롤드컵에서 꼭 한번은 붙어보고 싶은 상대도 있었지만 이루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았다. 주인공은 바로 징동 게이밍의 ‘카나비’ 서진혁이다. 그는 “사실 롤드컵에서 어느 팀을 만나든 상대 정글보다 내가 잘할 자신감이 있다. 개인적으로 ‘카나비’를 만나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만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로써 TL의 그리고 홍창현의 2023시즌이 모두 끝났다. 이제 그의 시선은 2024시즌으로 향한다. TL에서 계속 뛸 수도 있겠지만, 원하는 팀이 있다면 어디든지 갈 의향이 있다고 했다.

홍창현은 “지난해 롤드컵 우승을 하고 스토브리그 때 느낀 것이 ‘나를 원하는 팀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며 “올해는 빨리 탈락해서 스토브리그를 빨리 할 수 있으니깐 어디에서든 연락이 온다면 여유롭게 선택하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지난해 우승하고 이제 리그에서만 증명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누구한테든지 질 자신이 없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지금도 변함없다. 다음에 어느 팀을 갈지 모르겠지만 어디를 가든 나는 항상 열심히 해서 롤드컵에 다시 오게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홍창현은 “내가 북미(LCS)에 간다고 했을 때 팬들이 아무도 내 경기를 안 볼 줄 알았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국내 팬들이 내 경기를 많이들 챙겨봐 줬다”며 “항상 생각해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는 ‘표식’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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