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3년만에 돌아온 KBS ‘개그콘서트’ 연습실은 어떤 분위기일까?”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KBS 연구동에 위치한 ‘개그콘서트’ 연습실은 세월의 무게와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일부 찢어진 벽지와 바닥에는 과거 이곳에서 훈련했던 수많은 개그맨들의 땀과 눈물, 웃음이 배어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개그콘서트’의 김상미CP는 한국 방송가의 전설같은 인물이다. 조연출로 출발해 연출에 이어 새롭게 부활하는 ‘개그콘서트’의 CP까지 맡았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박나래가 “개그맨 됐을 때부터 저를 많이 아껴주셨다. 힘들 때 많이 격려해주시고 밥도 많이 사주셨다”며 김상미CP에게 감사를 표하는 모습은 빈말이 아니라는 전언이다.

김상미 CP는 “어릴 때부터 코미디언을 존경하고 좋아했다. 매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들을 늘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했다”고 말했다.

“‘개콘’이 다시 방송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수많은 개그맨들에게 연락이 왔어요. ‘개콘’을 거쳐 간 개그맨들은 밤낮할것없이 회의를 진행하며 쌓인 우정과 향수같은게 있으니까요. 마치 폐교됐다가 다시 개교하는 느낌이라 설레시는 분들도 있어요. 물론 우려도 있었어요. 전 국민이 아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걸 굳이 다시 꺼낼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많았죠.”

김상미 CP는 “‘개콘’ 휴식 기간이 길어져서 영영 끝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3년 만에 프로그램을 다시 하기로 결정됐을 때는 말도 못 하게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처음 시작할 때 VCR 형식의 방송, 비공개 콩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했어요. 그러다 결국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하자. 우리만의 색을 보여주자고 생각해 공개 코미디로 결정했어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개콘’이라는 이름에 먹칠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코너를 완성해가고 있어요. 부끄럽지 않은 코너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KBS는 새로 시작되는 ‘개콘’에 변화를 주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출연진을 공개 모집했다. 김상미 CP는 “3년 만에 돌아오는 만큼 새로운 얼굴도 많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김준호, 김대희 같은 선배들이 끌어주며 신인들의 판을 깔아주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출연했던 코미디언도 출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신인이지만 개그맨이 되기 위해 소극장 생활을 한 친구들도 있고,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출연합니다. 유튜브에서 활약하다 넘어온 출연진도 있어요. 각자의 역량이 뛰어나니 이런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개콘’의 상징인 이태선 밴드는 아쉽게도 이번에 합류하지 못했다. 아울러 또다른 상징인 ‘봉숭아학당’ 재개 여부도 고심 중이다.

“이태선 밴드에 직접 연락해서 양해를 구하기도 했어요. 잘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봉숭아 학당’은 ‘개콘’의 상징적인 코너에요.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지만 동시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코너죠. 아직은 고민 중인데, 완성된다면 녹화를 통해 보실 수 있을겁니다.”

김CP는 ‘개콘’이 세대간 갈등 화합의 장으로 작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가 어릴 때는 지역갈등 정도만 있었는데 요즘은 MZ-꼰대 등의 갈등으로 세상이 참 각박해진 것 같아요. ‘개콘’을 보면서 서로 대화의 물꼬가 트였으면 좋겠어요. 어린 세대들은 ‘예전에는 저랬어?’ 또 개콘을 보면서 자란 세대는 ‘요즘은 저런 게 인기야?’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고 웃으면서 갈등이 줄어들면 좋겠어요. 웃고 나서 기분 나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때마침 ‘개콘’ 연습실에서 만난 유튜버 쯔양은 “어릴 때 ‘개콘’을 보고 자란 세대로 다시 시작되는 방송에 기대가 크다”라며 웃어 보였다.

“어제 ‘개콘’ 시사회를 다녀왔는데 정말 많이 웃고 왔어요.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나왔는데 다들 기대이상으로 잘했어요. 유행을 반영하면서 재미까지 담아 본방송이 공개되면 많은 사람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저도 앞으로 나올 ‘개콘’에 대한 기대가 크고 꼭 본방 사수할 예정입니다. (웃음)”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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