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경기 침체와 함께 출산율도 매년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 키즈 산업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른바 ‘VIB’(Very Important Baby) 내 아이를 위해서는 소비를 아끼지 않고 남에게 뒤지지 않게 키우려는 소비층이 증가하면서다. 그중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캐치!티니핑’ 제작사 SAMG엔터테인먼트가 자체 IP(지식재산권)를 적극 활용해 ‘VIB’ 현상 수혜를 보고 있다는 전망이다.

캐치!티니핑은 국내에서만 200만명의 키즈 팬덤을 보유한 콘텐츠로 피규어 누적 판매량 450만개, 최고 시청률 20% 돌파, 국내외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1위 등 출시 후 3년 만에 키즈 IP의 신기록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 국내 1위 키즈 지식재산권(IP) ‘캐치!티니핑’, 부모 지갑도 캐치

가치소비를 중시하고 내 아이에게 돈을 아끼지 않는 MZ세대가 부모로 등장하면서 VIB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육아 패러다임을 구축시키고 키즈 시장을 급속도로 성장시켰는데, 애니메이션 ‘캐치!티니핑’도 VIB 현상에 발맞춰 함께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2020년 첫 방영한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은 MZ세대의 자녀인 알파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AMG엔터의 캐치!티니핑은 시즌1으로 3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SAMG엔터는 캐치!티니핑이 시즌1 이후로 상승세를 보이자 IP를 적극 활용해 각종 시리즈물 출시로 알파세대의 충성심을 불러일으키고 팬덤 문화를 확장했다. 이에 시즌2 175억원, 시즌3는 515억원을 기록했으며, 시즌4가 출시된 올해는 800억원 달성이 목표다.

SAMG엔터의 효자로 부상한 캐치!티니핑은 지난해 말 SAMG를 코스닥에도 상장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어 국내를 넘어 중국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올해 일본 도쿄 지상파 채널에도 진출했다.

이미 국내에서 캐치!티니핑 완구, 식음료, 공연 등 많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SAMG엔터는 중국, 일본에서도 제작 MD로 더 큰 매출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이 산아제한 정책을 사실상 폐지하면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가도 캐치!티니핑과 협업해 잠재적 고객인 알파세대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캐치! 티니핑’ 캐릭터 IP를 활용한 아이스크림과 ‘캐치! 티니핑 말랑 크로스백’ 2종을 굿즈로 출시했다. 풀무원도 알파세대의 니즈를 고려해 직접 쿠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신제품 ‘토이쿠키 캐치! 티니핑’을 출시했다.

SAMG엔터 관계자는 “SAMG엔터는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2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8% 증가했다”며 “상반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445억원으로 같은 기간 39.4% 늘었고, 지난 1분기 30% 넘는 매출 성장에 이어 2분기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사업 매출도 2분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SAMG엔터의 2분기 해외사업 매출액은 66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17% 급증했으며, ‘캐치! 티니핑’과 ‘미니특공대’ 등 SAMG엔터의 핵심 IP가 글로벌 키즈 팬덤을 늘려가면서 해외 매출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 자체 IP ‘캐치!티니핑’, 완구시장 판도 뒤바꿨다

캐치!티니핑과 같은 자체 캐릭터가 흥하자 키즈 산업 생존 전략은 과거처럼 완구가 아닌 자체IP 보유가 필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캐릭터가 흥해야 완구를 출시할 수 있다”며 “과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완구만 출시하던 영실업, 손오공과 같은 완구 업체들이 키즈시장 강자로 꼽혔던 것은 옛말이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완구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손오공, 영실업과 같은 완구 제작 업체들은 그동안 자체 IP가 아닌 애니메이션사가 보유한 IP로 완구를 제작하고 유통했는데, SAMG엔터와 같은 애니메이션사가 자체 IP로 직접 완구 유통망 구축에 나서자 자체 IP 개발에 약한 완구업체들이 수익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 .

키즈시장 전통 강자였던 손오공, 영실업은 지난해 각각 666억원, 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4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AMG엔터는 뒤늦게 완구 시장에 진입했지만 자체 IP를 가진 덕에 단숨에 완구시장 1위로 등극했다. 이제 키즈 시장은 자체 캐릭터 개발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실제 지난 9월 22일 SAMG엔터의 유튜브 채널 티니핑TV를 통해 방송된 ‘티니핑쇼’도 1만 5000명에 육박하는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김수훈 SAMG엔터 대표는 “첫 방송부터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캐치! 티니핑’ 시리즈의 팬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며 “강력한 IP 팬덤을 기반으로 SAMG엔터는 키즈 콘텐츠에서 새로운 사업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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