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동영기자]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야구 대표팀이 항저우에 입성했다. 선수단 모두 각오를 다지는 중이다. 정우영(24)도 마찬가지다. LG의 정규시즌 우승을 멀리서 바라만 봐야 할 수도 있다. 개의치 않는다. 금메달이라는 거대한 결과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8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샤오산국제공항을 통해 항저우에 들어왔다. 정우영도 동료 선수들과 함께 항저우 땅을 밟았다.
국가대표 선발을 두고 묘한 말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LG의 필승조 자원인 것은 확실하지만, 올시즌 기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표일인 6월9일 기준으로 정우영은 29경기 25이닝, 4패 10홀드,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하고 있었다.

팀 동료이자 올해 루키인 박명근과 비교됐다. 박명근은 26경기 24이닝, 1승 4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로 좋았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경험’을 높이 샀다. 데뷔 시즌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258경기 263.1이닝, 17승 16패 98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2.94라는 빼어난 기록을 작성했다. 또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한 차례 나선 바 있다.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 명단 선정 후 “정우영과 박명근을 놓고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정우영을 택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다른 나라와 할 때는 공이 빨라야 한다. 빠른 공으로 누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우영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발탁 후 페이스가 올라오는 듯했다. 7월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3을 찍었다. 이후 다시 주춤하고 말았다. 올시즌 기록은 57경기 49.1이닝, 5승 5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4다.
시즌 기록만 보면 아쉬움은 남을 수 있다. 그러나 국제대회는 또 국제대회다. 단기전은 다르다. 류중일 감독의 말처럼 힘으로 누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경험까지 갖추면 금상첨화. 정우영이 적격이라 할 수 있다.
항저우에 입성한 정우영도 각오를 다지고 있다. “빨리 대회가 시작됐으면 좋겠다. 첫 번째 대표팀도 좋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또래 선수들과 와서 분위기가 또 다르다. 솔직히 조금 더 재미있는 것 같다”며 살짝 미소를 보였다.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올해 리그에서 했던 것은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여기서 어떻게 해서든 내 좋은 공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매 경기 대기한다고 생각한다. 최일언 코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늘 던지던, 좋은 구위의 공을 던지면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짚었다.
소속팀 LG가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994년 이후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이 임박했다.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들 법하다. 그러나 잠시 잊기로 했다.

정우영은 “대표팀에 온 이후 LG 경기를 찾아보기는 했다. 지금은 대표팀 생각만 하고 있다. 우승을 함께하지 못하기는 하지만, 여기서 금메달을 따고 환호하는 것도 좋지 않나.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2010 광저우 대회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3연패를 이뤘다. 4연패에 도전한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이기도 하다. 경쟁자는 역시나 일본과 대만이다.

상황이 마냥 좋은 것은 또 아니다. 나이 및 연차 제한을 두는 등 ‘자체 디버프’를 걸고 시작한다. 오롯이 KBO리그 베스트 멤버는 아니다. 여기에 이정후, 구창모, 이의리 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 구성도 변화가 있다.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래도 국가대표는 국가대표다. 프로에서 자기 몫을 충분히 잘하고 있는 선수들이 왔다. 정우영도 마찬가지다. 올해 리그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다 과거 일이다. 항저우에서 잘하면 그만이다. 정우영도 알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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