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최근 MZ세대 소비자들은 ‘작은 사치’를 즐기는 데 익숙하다. 비교적 고가의 프리미엄 ‘니치’ 향수를 쓰고 립스틱도 누구나 알 만한 명품으로 구매한다.

수백만 원 혹은 몇천만원대를 호가하는 가방을 살 형편은 안 되지만, 20만원 안팎으로 누리는 이 정도의 ‘호사’는 감당할 만하다.

이처럼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스몰 럭셔리’(Small luxury)의 확장세가 가파르다.

자신에게 아낌없이 지출하는 MZ세대의 ‘취향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시장 규모가 부쩍 커지는 추세다. 이러한 트렌드는 특히 뷰티 카테고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접근할 수 있는 가격 수준에 자신만의 가치와 취향,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상품 성격 때문이다.

또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는 3만원~20만원대로 고명품 브랜드 가격보다는 다소 저렴하게 접근 가능하기에 가격 대비 만족감이 크다고 느낄 수 있다.

1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6월 기준 럭셔리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고급 색조화장품과 니치 향수 매출이 각각 25%,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명품 매출 증가율(5%)의 4∼5배 수준이다.

현대백화점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해당 기간 럭셔리 뷰티의 매출 신장률이 20.1%로 전체 명품 카테고리 매출 증가율(6.4%)을 크게 웃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샤넬, 디올 등 명품 화장품 브랜드의 니치 향수와 안티에이징, 고보습 등의 기능성 프리미엄 스킨케어 라인이 잘 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유통하는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에르메스, 메모파리 등 10개 인기 니치 향수 브랜드 역시 올해 상반기 32%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니치 향수와 핸드케어, 립스틱 제품을 기준으로 분류한 한국의 뷰티 분야 스몰 럭셔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5억6700만달러(약 7326억원)로, 중국(20억4200만달러)에 이어 아시아 2위권이다.

3위인 일본(4억3300만달러)과도 비교적 격차가 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지난해 대비 성장률이 26%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았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심리 악화 등으로 백화점 명품 매출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에서도 스몰 럭셔리 품목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명품 소유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게 온오프라인 명품 시장의 고른 성장을 이끌었다”라고 분석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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