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응원. 출처 | 맨체스터 시티 트위터
2일 오후 10시 30분 놓치면 후회할 축구 경기가 펼쳐진다. 바로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맨체스터 더비’가 그것이다. 현재 팀 순위는 맨시티가 3위(승점 17점·5승2무2패), 맨유가 8위(승점 13점·3승4무2패)로 맨시티가 앞서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며,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와 리그를 통틀어 두 경기 연속 무승(1무1패)인 반면 맨유는 리그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로 분위기가 상반돼있다. 이번 시즌 초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외나무 다리에서 두 팀이 만났기에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양 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흥미진진한 경기가 많았는데, 스포츠서울이 축구팬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던 '맨체스터 더비'들을 모아봤다.

극적인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는 마이클 오언.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역전골!
'2009~20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맨유와 맨시티의 경기는 치고받는 난타전 끝에 맨유가 마이클 오언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뒀다. 당시 맨시티는 만수르 구단주의 오일 머니를 앞세워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었고, 그 일환으로 맨유와 재계약에 실패한 카를로스 테베즈를 영입해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시즌 초반 맞붙게 된 양 팀의 경기는 전반 2분 만에 터진 웨인 루니의 골을 시작으로 서로 세 골씩을 주고 받은 끝에 3-3으로 종료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이 때 '영웅'이 등장하는데, 여름이적시장에서 등번호 7번을 받으며 맨유로 전격 이적한 마이클 오언이 바로 그 영웅이다. 후반전 교체 투입된 오언은 수비 뒷공간을 절묘하게 파고든 뒤 라이언 긱스의 침투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맨시티의 골망을 갈랐다.
당시 맨시티의 감독 마크 휴즈는 심판에게 "추가시간이 넘었는데도 왜 경기를 끝내지 않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고, 이 때부터 '퍼기타임(맨유가 지고 있거나 불리한 상황일 때 과도하게 많은 추가시간을 주는 것)'라는 말이 재조명됐다.

EPL출범 20주년 기념 어워드 '최고의 골'에 선정된 루니의 시저스킥. 출처 | 방송화면 캡처
▲ '최고의 골'로 선정된 웨인 루니의 완벽했던 시저스킥!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유와 맨시티의 경기에서는 EPL 출범 20주년 기념 어워드 '최고의 골' 부문에서 1위에 오른 웨인 루니의 시저스킥이 나왔다.
맨유의 홈인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맨유와 맨시티의 경기 중 선제골을 넣은 것은 맨유였다. 맨유는 전반 41분 라이언 긱스의 패스를 받은 루이스 나니의 골에 힘입어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맨시티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20분 에딘 제코의 슈팅이 다비드 실바의 몸에 맞고 굴절돼 맨유의 골망을 흔들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난타전을 거듭하던 양 팀의 승부는 후반 33분에 갈렸다. 맨유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웨인 루니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나니의 크로스를 환상적인 시저스킥으로 연결해 맨시티의 골망을 갈랐다. 이 골은 결승골이 되면서 맨유는 승점 3점을 추가,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할 수 있었다.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는 로빈 반 페르시.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 '이적생' 로빈 반 페르시, 꿈의 극장에서 극장골 작렬!
로빈 반 페르시 역시 극장골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12년 12월9일에 열린 '2012~20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시티와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로 맨유에 승점 3점을 안겼다.
이 경기 역시 팽팽했다. 맨유가 전반 15분과 전반 28분 루니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은 듯 했지만 맨시티는 후반 14분과 후반 40분 야야 투레와 파블로 사발레타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속골로 맨시티의 기세가 오른 상황에서 위기의 맨유를 구한 건 다름아닌 반 페르시였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아스날에서 맨유로 전격 이적한 반 페르시는 후반 추가시간 하파엘이 얻어낸 프리킥을 통렬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반 페르시의 극적인 골에 '꿈의 극장'을 찾은 팬들은 환호성을 보내며 반 페르시의 이름을 연호했다.

'왜 나만 갖고 그래' 마리오 발로텔리.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 '왜 나만 가지고 그래' 발로텔리의 맨시티, 맨유를 학살하다
늘 팽팽할 것만 같은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스코어가 나오곤 했다. 바로 2011년 10월23일에 열린 '2011~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유와 맨시티의 경기가 그랬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는 맨유의 자존심을 무참히 부숴버리는 스코어를 만들어낸다. 전반 21분에 터진 마리오 발로텔리의 골로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친 맨시티는 후반 15분 발로텔리, 후반 23분 세르히오 아구에로, 후반 44분 에딘 제코, 후반 추가시간 다비드 실바와 제코의 골로 대런 플래처가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맨유를 6-1로 제압한다.
이 경기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발로텔리의 세리머니였다. 숱한 사건 사고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던 발로텔리는 전반 21분 첫 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로 유니폼 안에 입고 있던 티셔츠를 선보였는데, 이 티셔츠에는 '왜 나만 가지고 그래(Why Always Me?)'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골을 넣고 기뻐하는 세르히오 아구에로. 출처 | 맨체스터 시티 트위터
▲ 이제는 맨시티의 시대? 맨체스터를 하늘색으로 물들인 맨체스터 시티의 '더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맨유를 맨시티는 완벽하게 제압하며 맨체스터를 하늘색 물결로 물들였다.
2013년 9월23일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시티는 맨유를 4-1로 격파했다. 전반 15분 아구에로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맨시티는 전반 추가시간 야야 투레, 후반 1분 아구에로, 후반 5분 사미르 나스리의 골로 순식간에 맨유와 격차를 4-0으로 벌렸다. 맨유는 후반 41분 루니가 한 골을 만회하며 영패를 면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다음해인 2014년 3월26일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맨시티는 맨유에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맨시티는 전반 1분도 채 되지 않아 제코가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10분 제코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고, 후반 44분 야야 투레의 쐐기골로 승리의 대미를 장식했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맨유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후안 마타를 클럽 최고 이적료에 영입하며 야심찬 행보를 보였지만 이 경기에서 완패하며 챔피언스리그 4위 싸움에서 한 발 물러서야 했고, 약 한 달 뒤인 2014년 4월22일 모예스 감독은 경질되고 말았다.
장우영기자 elnino891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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