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장원준의 간절함, 알고 있었다.”

두산 이승엽(47) 감독이 전날 승리투수가 된 장원준(38)을 언급했다. 무려 184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위기도 있었지만, 끝내 버텼다. 기회가 왔을 때 잘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통했다.

이승엽 감독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을 앞두고 “2회 위기도 있었지만, 다른 투수를 준비시키지는 않았다. 이겨내길 바랐다. 그렇게 내려오면 안 되는 것 아닌가”고 말했다.

이어 “장원준의 간절함을 알고 있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지 않았나. 2회에 내려오면 다음에 또 어떻게 기회가 갈지 모른다. 본인도 알았을 것이다. 단 하루지만, 본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피칭을 하고, 느끼고 내려와야 했다”고 강조했다.

전날 장원준은 5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완벽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웃었다. 타선이 7점을 지원하며 형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2회초에만 안타 5개를 맞으며 4점을 줬다. 1-0에서 1-4가 됐다. 대신 타선이 3회말 원태인을 두들기며 대거 5득점에 성공했다. 6-4로 다시 뒤집었다. 그리고 장원준이 힘을 냈다.

4회초 오재일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내준 뒤 김태군에게 병살타를 끌어냈다. 이재현을 뜬공 처리하며 이닝 종료. 5회초에는 김지찬-김현준-구자욱을 잡고 삼자범퇴로 끝냈다.

이후 6회초 박치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최종스코어 7-5 승리. 38살 베테랑이 958일 만에 선발로 나섰고, 184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018년 5월 5일 LG전 6이닝 무실점 승리 후 5년 만이다.

이승엽 감독은 “장원준이 2회 실점을 했어도 3회부터 구위가 올라왔다. 4~5회는 잘 막아냈다. 앞으로도, 많은 기회는 아니겠지만, 등판 기회가 가기는 갈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5~2016년 나도 선수로서 상대를 해봤다. 그때 위력은 아니다. 그러나 공에 변화가 많이 생겼다. 투심이 좋더라. 공략하기 어려운 공을 던졌다. 장원준에게도, 두산에게도 의미 있는 하루가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이 형에게 승리를 주기 위해 힘을 냈다. 우리가 5회까지 2~3점 밀리면 뒤집는 힘이 부족했다. 맥없이 지곤 했다. 어제는 달랐다. 양의지를 중심으로 김재환, 양석환, 로하스 등이 해주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우리 팀도 더 강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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