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런던=김민규기자]젠지가 중국의 빌리빌리 게이밍(BLG)에 무기력한 플레이로 충격적 완패를 당했다. 라인 운영부터 한타 집중력까지 모든 부분에서 BLG의 기세에 무너졌다. 이로써 젠지의 첫 MSI 여정은 막을 내렸다. ‘우승’이란 대권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었기에 기대감이 컸던 우리네 1번 시드 젠지의 탈락이 아쉬움이 더욱더 크게 남는 이유다.
젠지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패자전 3라운드 BLG와 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승리하지 못한 채 0-3으로 패배했다. 최종 결승진출전에 올라 T1과 재대결을 바랐던 젠지의 MSI 일정도 모두 끝이 났다. 이제 T1과 BLG가 20일 최종 결승진출전을 치르게 됐다.
이날 젠지는 한타 교전은 물론, 라인 운영에서도 BLG에 뒤쳐졌다. 특히, BLG의 원거리 딜러 ‘엘크’ 자오자하오에게 2·3세트 모두 징크스를 열어준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2세트에서 징크스의 활약을 고려했다면 3세트에서 징크스 밴을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이날 자오자하오는 2세트 징크스로 플레이해 쿼드라 킬을 띄우며 7킬 1데스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더욱이 3세트에선 16킬 1데스 11어시스트로 맹활약했는데 ‘16킬 11어시스트’는 BLG가 거둔 27킬에 100% 관여한 셈이다. 잘 성장한 징크스가 매 경기 교전 때마다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는 의미다.
비록 젠지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아직 MSI는 끝나지 않았다. 한국의 마지막 희망 T1이 결승을 향한 마지막 관문에서 BLG와 맞붙는다. T1이 BLG를 제압하면 징동 게이밍(JDG)과 결승전이자, 복수전을 치르게 된다.
‘어게인 2022’를 기대해볼만하다. T1은 지난해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중국 팀을 차례대로 격파하면서 결승에 올랐다. 당시 T1은 8강에서 로얄네버기브업(RNG)을 꺾은 후 4강에서 JDG를 ‘패·승·승·승’이란 역스윕을 달성하며 결승무대를 밟았다. 올해 MSI라고 다를 게 없다. 중국의 두 팀을 제압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스토리가 충분히 가능하단 얘기다.
이미 T1은 승자전 2라운드에서 JDG와 한차례 격전을 치렀기에 대비책이 어느 정도 섰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젠지와 BLG와의 경기를 지켜보며 주의점도 간파했을 것이다. ‘징크스 주의보’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JDG와의 대결에서도 마지막 5세트 ‘룰러’ 박재혁이 징크스를 잡아 12킬 1데스 3어시스트로 승리를 견인했기 때문.
결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의 유일한 희망 T1이 중국 팀 ‘도장깨기’를 재현함과 동시에 지난해 MSI 결승 ‘한·중 대결’의 패배를 시원하게 설욕하며 6년 만에 ‘MSI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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