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잠실=황혜정기자] “시속 160㎞ 가까이 나왔으니 아쉽지는 않다. 결과가 좋아 다행인 것 같다.”
지난 12일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20)가 KBO리그에서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시속 160㎞를 넘겼다.
국내 최고 파이어볼러로 꼽히는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24)도 13일 대기록을 달성할 뻔했다. 안우진이 이날 경기에서 1회초 두산 허경민을 상대하며 던진 5구째 공이 시속 159.8㎞(트랙맨 기준)를 찍었다. 대기록을 간발의 차로 놓친 것이다.
그러나 안우진은 기록보다는 팀의 5연패를 끊어낸 것에 의의를 뒀다. 안우진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팀으로선 5연패 이후 나온 승리이며, 개인으로는 시즌 첫 승이다.
경기 후 안우진은 문동주의 기록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시속 161~162㎞가 나오면 좋지만, 그것보단 정확성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강하게 던지되 조금 더 신중하게 정확한 목표물을 향해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구속이 높으면 당연히 좋다. 내가 시속 160㎞ 벽을 가장 먼저 깨지 못한 것이 전혀 아쉽지 않다. 문동주에게 축하해 줄 일이다. 나도 강하게 던지는 데 그렇게 안 나오는 거다. 그 기록을 달성한 (문)동주가 대단한 것 같다”며 전날 대기록을 달성한 후배에게 축하를 건넸다.
그러나 안우진이 시속 160㎞에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안우진은 “나도 당연히 던지고 싶은 속도다. 열심히 던져서 그 기록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5연패 뒤 연패를 끊어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안우진은 “점수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주자가 1루에 있어도 3루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2루로 가지 못하게 삼진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3경기에서 19이닝을 던졌지만 자책점은 1실점에 불과하다. 안우진은 “아직 27번 더 등판해야하기 때문에 평균자책점 1점대를 신경 쓰기보다는, 한 점 한 점 소중하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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