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4일 오전 별세한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의 조카 배우 한상진은 전화를 받자마자 울먹였다.

현재 촬영 차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그는 4일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이모가 어제까지 정정하셨다고 한다. 건강하게 지방 공연도 다녀오셨는데 갑자기 쓰러져 돌아가셨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현미는 한상진의 둘째 이모고 가수 노사연은 그의 사촌누나다. 한상진은 평소 유쾌하고 끼가 많은 집안 분위기를 주변에 전하며 “가족들 중 내가 가장 끼가 없는 편”이라고 털어놓곤 했다. 그는 과거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남다른 가족애를 전하기도 했다.

한상진은 “가족도 없이 혼자 사시는 이모가 그렇게 쓰러져, 병원치료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나도, 사촌형(현미 아들 이영곤, 이영준 씨)들도 모두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데 직항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 당장 출발해도 경유해서 가기 때문에 7일 밤에나 한국에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고 현미는 이날 오전 9시37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 쓰러진 상태로 팬클럽 회장 김모씨에게 발견됐다. 이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고인의 빈소는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1938년 생인 현미는 1세대 실향민 가수로 꼽힌다. 1957년 미8군 무대를 통해 가수 활동을 시작했으며, 작곡가 고(故) 이봉조와 3년 열애 끝에 결혼해 슬하에 영곤, 영준 두 아들을 뒀다. 두 아들 중 첫째 영곤 씨는 ‘고니’라는 예명으로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고인은 1962년 발표한 ‘밤안개’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밖에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없이’ 등의 히트곡을 냈다. 파워풀한 중저음과 재즈풍 보컬,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매너로 사랑받았다.

고인은 지난 2007년 데뷔 50주년 앨범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은퇴는 목소리가 안 나올 때까지 할 것”이라며 “멋지고 떳떳하게 사라지는 게 참 모습이다”라는 신조를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방송된 MBN ‘겉고 속이 다른 해석남녀’에서는 “5년 후에 데뷔 70주년 콘서트를 꼭 할 것”이라고 밝히며 음악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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