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아침마다 거울 앞에 서서 밤사이 자란 수염을 깎는 일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잠도 덜 깬 상황에서 잡는 면도기는 늘 부담스럽다. 숱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침에 면도하고 나서도 저녁이면 “오늘 면도 안 했어?”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듣는 기자 입장에서는 면도는 운명과 같다. 이 때문에 좋은 면도기에 대한 열망이 남다르다. 부담스러운 면도지만 몸에 밴 면도 습관 등을 고려할 때 면도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하루를 자칫 피(?)를 보며 시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루코의 ‘페이스 세븐(PACE7)’는 오래된 열망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지난주,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아침마다 ‘페이스 세븐’을 들고 거울 앞에 섰다.

사본 -도루코 페이스세븐(PACE7) 제품 누끼 이미지
도루코 ‘페이스 세븐’. 제공 | 도루코

◇작고 촘촘한 7중날 눈길

제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 ‘페이스 세븐’은 7중날이다. 면도기의 날은 많을수록 좋을까. 막연하지만 날이 많을수록 한 번에 더 많은 수염을 깔끔하게 자를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60년 전통의 날 연마 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이 도루코의 설명이다. 7중날이지만 크지는 경쟁 제품과 비교해 오히려 작다. 날을 촘촘하게 배치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썼던 제품은 건전지를 넣어 쓸 수 있는 S사의 5중날 제품인데, 그 제품에 비해서는 다소 묵직함이 느껴진다. 적당한 무게는 면도 시 안정감을 준다. 일회용 면도기를 썼을 때와 비교하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손에 잡히는 느낌도 좋다. 짙은 청색과 은색을 조화시킨 제품의 색감은 청량감을 준다. 다만 도루코를 상징하는 듯한 ‘D’자 모양이 새겨진 부분은 좀 더 고급스럽게 마무리해야할 듯 싶었다. 전반적으로 그립감 등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면도에 앞서 주는 느낌은 안정적이고 깔끔하다.

◇억센 수염과의 전쟁, 이길 수 있을까

깨끗한 면도를 위해 뜨거운 물로 일단 면도할 곳을 데우고 거품을 풍성하게 발랐다. 면도기가 턱선을 따라 미끄러졌다. 수염이 잘려나가는 느낌이 시원스럽다. 면도기가 거품을 물고 지나갈 때마다 매끄러운 맨살이 드러난다. ‘페이스 세븐’은 41개의 홀(Hole)이 적용된 가드바가 날 밑에 위치하고 있는데 기대 이상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면도는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면서 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모발이 굵고 억센 경우, 이 방법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이럴 경우 면도기를 반대로 잡고 면도를 하게 마련이다. 41개의 홀(Hole)이 적용된 ‘페이스 세븐’ 가드바는 피부에 한층 밀착시켜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때문에 면도기를 아래서 위로 움직일 때도 높은 절삭력을 자랑한다. 구멍이 나 있어 사용 후 세척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면도기 입장에서 코 밑이나 턱 밑에 난 수염은 피하고 싶은 난코스다. ‘페이스 세븐’은 이 난코스를 무사히 넘겼을까. 한 번만으로도 모든 수염이 깔끔하게 잘려나가니는 않았지만 두세 번이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에 충분했다. 면도 후에 남는 피부 자극도 크지 않았다. 6900원인 ‘페이스 세븐’ 쉐이빙 젤과 함께 쓰면 한층 부드러운 면도를 할 수 있다. 미세한 거품 형태로 바뀌는데 자극적이지 않다.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나

면도기 보다 면도날을 교체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얼마나 오래 쓰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1주일 동안의 체험기간 동안 ‘페이스 세븐’은 꾸준한 절삭력을 보여줬지만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는지 점검하기에는 그 시간이 짧았다. 도루코에 따르면 평균 2~4주 정도면 면도날을 교체해야 한다. 아쉬운 점은 없는 것은 아니다. 1만원 초반대의 경쟁 제품 보다 높은 가격과 촘촘한 날 때문에 세척에 신경을 더 써야한다.
임홍규기자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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