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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피지컬100’ 준우승자 정해민.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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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피지컬100’ 최종 결승전 로프 당기기 경기.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재경기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취지 주장은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 경기 결과를 번복하는 재경기나, 진행 상황을 백지화 하는 일은 없었다.”

‘재경기’ 의혹을 받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100’을 제작한 MBC 시사교양국의 입장이다. ‘피지컬100’은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세계 1위를 차지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최근 최종 9회의 결승전에서 ‘재경기’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제작진과 넷플릭스는 “재경기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넷플릭스 측은 △참가자들의 건강 체크 △오디오, 메모리, 배터리 이슈 체크 △참가자의 의견 청취 등의 이유 외로 경기가 중단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고 MBC 역시 “이미 결과가 나온 경기를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하는 형태의 재경기를 수차례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MBC와 넷플릭스의 주장처럼 재경기는 없었다. 다만 경기중단 사태만 있었다. 문제는 이 경기중단 사태가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다.

준우승자인 경륜선수 정해민이 1일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제작진은 기계 결함과 오디오 사고를 이유로 두차례 경기를 중단했다.

정해민은 경기 중단 당시 자신이 이기고 있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재개를 수락할 때 “제작진에게 ‘다만 내가 왜 졌는지, 내가 힘이 빠졌을 수밖에 없는 당시 상황을 리얼리티답게 내보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재경기 전에는 무엇이든 들어줄 것처럼 하던 제작진이 갑자기 태도가 바뀌면서 ‘참가자는 편집에 관여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해민의 인터뷰에 ‘피지컬100’을 제작한 MBC 시사교양국 측은 결승전 당일 상황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해 ‘스포츠서울’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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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교양국이 공개한 ‘피지컬100’ 결승전 타임라인. 제공|MBC

MBC가 공개한 타임라인에 따르면 오후 6시 35분께 최종결승 경기가 시작됐으나 6시 45분께 최초로 경기가 중단됐다. 중단사유는 줄타래 소음 문제다.

제작진은 “우진용 출연자의 줄타래에서 나는 큰 소음이 마이크에 매우 심하게 타고 들어가 기술적으로 활용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으로 제작진이 중단을 요청했다”며 “줄타래의 회전축이 로프를 따라 밖으로 이탈하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장치 부분에서 발생하는 마찰음을 체크하고 윤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시 55분 44초께 경기를 재개했지만 불과 30초만인 6시 56분에 두 번째로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중단 사유는 우진용 측 줄타래에서 풀린 밧줄이 회전하던 줄타래 줄과 엉키면서 줄타래가 돌 수 없이 고정돼 버렸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중단시간이 길어질 경우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두 출연자에게 사과와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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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교양국이 공개한 ‘피지컬100’ 결승전 타임라인. 제공|MBC

아울러 처음부터 스퍼트를 냈던 정해민이 우진용보다 45m 가량 앞서고 있음을 공지하고 격차를 반영해 경기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한 의혹처럼 우승자가 결정된 상태에서 진행 상황을 백지로 만드는 재경기가 없다는 MBC와 넷플릭스 측 해명은 사실로 드러났다.

그러나 통상 스포츠경기가 단 한 번의 경기로 승부가 결정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제작진의 해명은 2% 부족하다. 더욱이 장비 문제 등 제작진의 준비 부족으로 경기가 중단된 것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편집이 제작진의 고유 권한이라는 말은 맞지만 스포츠 경기를 소재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인만큼 당시 상황을 반영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MBC 측은 2일 오전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원본 영상 공개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다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준 두 참가자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드리고 싶다”며 “제작진은 언제든 두 참가자분들을 찾아 뵙고 함께 대화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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