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NC 신인 우투수 이준호. 제공 | NC 다이노스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이준호’라는 이름 석자에 사령탑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아직 캠프가 끝나지 않았지만 그만큼 순조롭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고 기대가 크다는 뜻이었다. NC 대졸 신인 우투수 이준호(23)가 개막 로테이션을 정조준한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투산 에넥스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NC 강인권 감독은 이준호에 대해 “정말 좋다. 신인이지만 제구도 좋고 구위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준호가 송명기, 신민혁, 최성영, 신영우, 이재학 등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두고 경쟁하고 있음을 밝혔다.

NC는 에릭 페디와 테일러 와이드너, 그리고 구창모까지 선발진 세 자리를 확정지었다. 이준호는 남은 두 자리를 두고 다섯 명과 경쟁한다. 2023 신인 드래프트 당시 대학 투수 중 김유성 다음으로 꼽혔던 그가 프로 첫 캠프부터 기대대로 즉시전력감다운 기량을 뽐낸다.

쉬운 길은 아니었다. 경남고 3학년 시절 평균자책점 1.70으로 활약했으나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해 드래프트에서 외면 받았다. 다시 프로 무대를 꿈꾸며 대학에 진학했는데 1학년부터 수술대에 올랐다. 이준호는 “솔직히 고3 때는 프로 지명이 안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대는 했지만 확신은 없었다. 구속이 140㎞가 나오지 않았으니까…”라고 아쉬웠던 순간을 돌아봤다.

하지만 수술이 반전을 만들었다. 수술 후 충실히 재활에 임했고 그러면서 그토록 바랐던 스피드를 얻었다. 이준호는 “대학교 1학년때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뼛조각 제거 수술을 다 했다. 이후 재활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재활을 마무리한 후에도 습관처럼 튜빙과 회전 운동, 파워 운동을 했다. 꾸준히 하면 공이 빨라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투구폼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더 부드럽고 간결한 폼이 되면서 공이 빨라지기 시작했다”고 140㎞ 중후반까지 구속이 향상된 비결을 설명했다.

3학년이었던 2021년 키움 주승우와 함께 성균관대 원투펀치로 활약한 이준호는 지난해 에이스로서 성균관대를 이끌었다. 대학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차지했고 우수투수상도 받았다. 4년 전 이루지 못한 프로 지명을 사실상 확정지은 그는 2023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어렵게 프로에 입성한 만큼 알차게 캠프를 보낸다. 이준호는 “예전부터 체인지업 욕심이 있었는데 우리 팀에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가 많아서 정말 좋다. (신)민혁이형, (조)민석이형, (김)진호형에게 체인지업에 대해 많이 배운다. 슬라이더 하나로는 안 되니까 이번 캠프를 통해 체인지업을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목표는 당연히 1군 마운드다. 개막 로테이션에 대해 묻자 “그게 첫 번째 목표다. 프로 입단이 확정된 후 계속 프로 무대에서 선발 등판하는 것만 생각했다. 아프지 않게 좋은 컨디션 잘 유지하면서 최선을 다해 내 능력을 보여주면 결과는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내부 경쟁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준호는 대졸 신인도 얼마든지 프로에서 활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드래프트에서도 느꼈지만 네 살이 많다는 게 페널티로 작용하더라. 같은 실력이면 고졸을 선호하는 것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나도 그랬고 대학 4년을 잘 보내면 충분히 기량이 많이 늘 수 있다. 대학에 가도 희망을 놓지 않고 열심히 하면 프로에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졸 신인도 된다는 것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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