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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정용진 구단주가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의 스프링캠프지를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고 만찬을 열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스포츠서울 | 플로리다=김동영기자]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가운데 ‘형’들이 바쁘다. ‘용진이형’ 정용진(55) SSG 구단주가 미국까지 날아왔고, ‘정원이형’ 박정원(61) 두산 구단주도 호주까지 갔다. 구단주의 관심은 사기 진작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정용진 구단주는 12일(한국시간) SSG의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 주 베로비치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를 깜짝 방문했다. 1만2000㎞ 떨어진 미국까지 온 구단주다.

오너의 등장만으로도 이슈가 된다. 선수단에게도 의미가 있다. 그런데 그냥 오지 않았다. 랍스터, LA갈비 등 음식을 한아름 준비했다. 랍스터는 신선도와 맛이 좋은 메인(Maine) 주에서 직접 공수했다. 2561㎞ 떨어진 곳에서 현지 식재를 가져왔다. LA갈비도 근교 도시에서 한식 식재료를 직접 가져와 요리, 선수단에게 전했다.

애정이 차고 넘친다. ‘용진이형’의 야구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SSG 선수단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아끼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부럽지 않은 클럽하우스가 탄생하는 등 선수단 복지가 차원이 달라졌다. 선수들이 좋아한 것은 당연하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정용진 구단주가 팀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부회장의 야구 사랑은 유명하다. 진심이다. 선수단과 편하게 지내다 보니, 선수들이 직접 연락을 할 정도다. 그러나 구단 운영에 관여하는 일은 없다. 야구단 사장이 있고, 단장이 있다. 이쪽이 전문가다. 비전문가가 관여하는 것은 안 된다. 이를 정용진 부회장이 잘 알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랜더스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신세계그룹이 그렇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이 그룹 전체 기조다. 야구단이라고 다를 리가 없다. 정용진 부회장은 정말 순수하게 야구를 좋아하고, 선수단을 좋아하는 분이다. 이와 별개로 운영에 관여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구단주는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 20시간 넘는 시간을 할애해 베로비치까지 왔다. 맛있는 것을 먹이기 위해 2500㎞ 떨어진 곳에 있는 산지 재료를 공수하고, 한식 재료까지 먼 곳에서 가져왔다. 선수들이 좋아한 것은 불문가지다. 야구단 입장에서는 ‘하늘 위에 있는 존재’에 가까운 구단주가 직접 준비한 음식이다.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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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정원 구단주(왼쪽)가 호주 스프링캠프지를 찾아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호주에서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두산도 같은 기쁨을 맛봤다. 박정원 구단주가 캠프지를 직접 찾았고, 선수단을 격려했다. 13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과 함께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야구장을 방문, 선수들을 만났다.

익숙한 풍경이다. 박정원 구단주는 전부터 꾸준히 캠프지를 찾았다. 코로나 사태 이전, 해마다 캠프장을 찾아 눈으로 현장을 확인했다. 심지어 조용히 지켜본다. 오너가 뜨면 으레 분주하기 마련이지만, 박정원 구단주는 다르다.

두산 관계자는 “선수단 스케줄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철학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도 조용히 훈련을 지켜봤다. 훈련 후 이승엽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과 일일이 악수하며 응원했다. 주장 허경민에게 격려금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에 관여하는 일은 없다. 대신 팀에 보탬이 된다면 움직일 줄 아는 구단주다. FA 시장에서 양의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SNS에 사진까지 게재하기도 했다. 나아가 평소에도 잠실을 찾아 경기를 지켜본다. 두산 관계자는 “정말 조용히 왔다가 보고 가시는 경우가 적지 앖다”고 전했다.

오너의 관심은 언제나 필요한 법이다. SSG는 정용진 구단주 덕분에 2022년 통합우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영에 관여하지 않지만, 구단에 대한 애정을 별개다. 미국까지 직접 날아갈 정도의 애정이라면 설명이 더 필요하지 않다.

두산도 마찬가지다. 오너 일가의 야구 사랑은 이미 야구계에 유명하다. 박정원 구단주 또한 호주를 찾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직접 만났다. ‘상상 이상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오너들이다. 이들이 야구단을 챙기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덕분에 ‘디펜딩 챔피언’ SSG도, ‘명예 회복’을 노리는 두산도 기분 좋게 웃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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