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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알 코르(카타르)=정다워기자] 여기까지였다.

모로코는 현지시간 1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15일 오전 4시) 카타르 알 코르의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프랑스와의 카타르월드컵 준결승전에서 0-2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최대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아프리카 국가로는 최초로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하며 새 역사를 썼다. 그것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우승후보를 모두 침몰시키는 돌풍이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 소속이지만 이슬람을 국교로 하고 아랍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아랍국가다. 이로 인해 모로코뿐 아니라 카타르에 체류하는 아랍국가 축구팬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두 팀에게 모두 중립지역이었지만 알 바이트 스타디움은 사실상 모로코의 홈 분위기였다. 모로코는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를 소화했다. 프랑스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시끄러운 야유가 나왔고, 모로코가 공격을 시도할 때면 환호가 터져나왔다. 프랑스 선수가 시간을 끌기라도 하면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목소리로 야유를 퍼부었다. 경기장에 모인 6만여 관중 중 5만여명 정도는 모로코를 응원하는 팬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는 수준이었지만 모로코는 프랑스의 단단함을 이겨내지 못했다. 전반 5분 만에 테오 에르난데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후 공격에 무게를 두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기다렸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경기 내내 공세를 펼치고도 득점하지 못했다. 결국 모로코의 레이스는 준결승에서 마감됐다.

패하긴 했지만 모로코는 카타르월드컵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아프리카 최초의 역사를 썼고, 압도적인 응원으로 경기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열정은 이번 대회 명물로 명성을 떨쳤다.

모로코의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은 자신들을 영화 록키의 주인공 록키 발보아에 비유했다. 영화 속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무명의 복서 록키는 선전 끝에 챔피언에게 패하지만 박수를 받는다. 영화의 결말처럼 모로코도 같은 길을 가게 됐다. 이날 패배로 결승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모로코가 이번 대회, 그리고 프랑스전에서 모로코가 보여준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모로코는 17일 알 라얀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와 3~4위전을 갖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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