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하는 요키시, 시즌 10승을 향하여
키움 에릭 요키시가 1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왼손 외국인 투수들의 눈부신 역투가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를 물들였다. 실책 하나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8회까지 불과 1시간 55분밖에 소요되지 않는 명품 투수전이었다.

KIA 션 놀린(33)과 키움 에릭 요키시는 14일 광주구장에서 펼쳐진 선발 맞대결에서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놀린은 8이닝 3안타 1볼넷 2실점(1자책)했고, 요키시는 7.2이닝 6안타 1볼넷으로 맞섰다. 놀린이 8이닝을 소화한 것은 지난달 7일 광주 두산전 이후 두 번째다. 요키시가 7.2이닝을 소화한 것도 5월14일 수원 KT전(8이닝 무실점) 이후 처음이다.

팽팽했다. 놀린은 두 가지 유형의 속구와 컷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에 두 가지 투구 폼을 섞어 7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2회초 1사 후 김웅빈에게 볼넷을 내준 게 출루를 허용한 유일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7회초 1사 후 볼카운트 1-1에서 이정후에게 던진 70번째 공이 좌전안타가 돼 노히트 행진이 깨졌다. 야시엘 푸이그를 투수 땅볼로 유도해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마칠 때까지만 해도 완봉 가능성이 엿보일 만큼 완벽한 투구를 했다.

투구하는 놀린
KIA 외국인 투수 션 놀린이 1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요키시도 만만치 않았다. 산발적으로 안타를 내줬지만, 특유의 완급조절 능력으로 KIA 타선을 봉쇄했다. 이렇다 할 위기 한번 없었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우성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게 유일한 위기였는데, 류지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도루를 시도하던 이우성마저 잡아내 자신의 힘으로 위기를 삭제했다.

둘의 희비는 8회에 엇갈렸다. 깔끔한 수비를 뽐내던 놀린이 뜻밖의 실책을 범한 게 승패를 갈랐다.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태진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놀린은 김웅빈의 희생번트 타구를 잡아 1루에 악송구했다. 이날 몇 차례 투수 땅볼을 깔끔하게 처리한 터라, 경기 종반 범한 실책은 더 뼈아팠다. 무사 2,3루 위기에서 송성문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주고 두 점을 잃었다. 이날 나온 유일한 실점.

8회말 마운드에 오른 요키시도 위기를 맞았다. 2사 후 김도영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박찬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날 첫 볼넷이 8회 2사 후 나오자 키움 벤치는 전날 생애 첫 세이브를 따낸 김선기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비하는 투수 놀린
깔끔한 수비를 과시하던 KIA 놀린이 14일 광주 키움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광주 | 연합뉴스

KIA가 최형우를 대타 카드로 꺼내 맞불을 놓았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렸다.

7.2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역투한 요키시는 시즌 10승(7패) 고지를 밟았다. 2019년 13승(9패)을 시작으로 4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 키움의 에이스 지위를 굳건히했다.

놀린은 8이닝 2실점(1자책)하고도 패전(5승8패)투수의 멍에를 썼다. KIA는 2연속경기 상대보다 많은 안타를 만들고도 패해 승률 5할 수성에 실패(62승1무63패)했다.

명품 투수전 덕에 두 팀의 경기는 2시간 12분 만에 끝났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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