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처음\' 박용택 은퇴식과 함께 열린 롯데-LG전[포토]
잠실구장을 가득채운 관중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

[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바이러스, 진짜 무섭다.”

9월이다. 순위싸움을 매듭지어야 할 시기다. 이날 현재 많게는 33경기, 적게는 25경기를 남겨둔 시점. 분위기를 타면 3~4경기 차는 쉽게 좁힐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각팀 주축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말그대로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때다. 이날부터 1군 엔트리에 다섯 명을 충원하는 확대 엔트리를 시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선수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비단 체력뿐만이 아니다. 재확산 조짐이 있는 코로나19다. “조금 심한 감기 같다” “중증화율이 낮아 괜찮다”고 덮어 넘기기에는 부작용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을 경험한 선수들은 크고작은 후유증을 경험했거나 경험 중이다. 증세도 다양해 눈길을 끈다.

수도권구단의 A는 “아픈 곳은 없는데, 신체 기능에 이상함을 느꼈다. 완쾌된 뒤 몇 달만에 병원을 찾아 검사했더니 체내 수치가 떨어진 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체내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면, 신체 기능이 떨어진다. 순간적인 반응이 생명인 야구 선수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A는 “원인을 알아낸 뒤 치료를 받은 뒤에야 코로나19에 확진되기 전 몸상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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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종국 감독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올시즌 내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지방구단의 B는 “한 경기를 온전히 치르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클리닝 타임이 지나면 실시간으로 체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서 있는 게 버거울 때도 있었다”고 돌아본 B는 “잠을 설치는 날도 많아서 회복이 안된다. 버티려고 노력 중이지만, 힘든 게 사실”이라고 푸념했다. 식단관리 등으로 숙면을 취할 방법을 찾는 게 현재 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다. 확진 때 큰 통증을 느끼지 않았던 터라 현 상황이 더 당혹스럽다는 게 B의 얘기다.

다른 지방구단의 C는 체중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인후통 등으로 충분한 영양섭취를 못한 탓도 있지만, 음식 섭취량을 늘려도 살이 붙지 않아 슬럼프에 빠졌다. 야구는 포지션이나 신체 밸런스에 따라 필요한 적정 체중이 있다. 살이 많이 빠지거나 찌면, 당연히 밸런스가 무너진다.

선수들이 코로나19 부작용을 더 경계하는 것은 도핑 규정 때문이다. 아무 약이나 먹을 수 없다. 가뜩이나 도핑방지위원회 등이 규정을 강화하는 시국이어서 건강기능식품조차 마음껏 먹을 수 없다. 시즌 끝날 때까지 바이러스와 거리두기를 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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