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구속 차에 신경써야 할 것 같다.”
해법을 찾은 것일까. SSG 김광현(34)이 결정구인 슬라이더 활용폭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속구보다 슬라이더를 더 많이 던지는 날도 있는데, 최근에는 구속 차를 16㎞까지 조절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결정구와 목적구로 구분해 던지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광현은 지난 18일 사직구장에서 치른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5회까지 91개를 던졌다.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내줘 2실점했다. 지난 7일 창원 NC전에서 시즌 첫 패를 한 뒤 체력보강 차원의 엔트리 말소로 훈련과 휴식을 병행했다. 11일 만에 돌아와 승리를 따내 시즌 7승(1패)째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은 1.54. 시즌 6승을 따낸 게 지난달 14일(NC전)이었으니 1승 추가에 한달 이상 걸렸다.
자신도 “한달 동안 승이 없었는데 승리투수가 돼 막힌 혈이 뚫린 것 같다. 오랜만의 등판이라 힘이 좀 들어갔는데, 타자와 카운트 싸움이 좀 아쉬웠다. 그래도 타자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내주고, 수비를 잘해준 덕분에 이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
눈길을 끈 대목은 이날 총투구수의 37%가량을 슬라이더로 선택했다. 최고구속은 시속 144㎞까지 측정돼 최근 등판 중 가장 빠르게 던졌다. 느린 슬라이더는 시속 128㎞로 측정됐다. 고속 슬라이더는 컷패스트볼처럼 짧게 떨어져 배트 중심을 비껴갈 수 있다. 구속을 낮춰 던지는 슬라이더는 크게 휘기 때문에 타이밍 싸움이 가능하다. ‘김광현=강속구’ 인식이 있기 때문에 상대 타자는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는 “타자들과 타이밍 싸움을 수월하게 하려면 슬라이더의 구속 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커브와 체인지업도 던지지만, 기본적으로 김광현은 ‘속구-슬라이더’ 투 피치에 강점을 갖고 있다. 꾸준히 체인지업 비중을 늘려 노림수를 흐트러뜨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언제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구종을 더 가다듬는 게 이득이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기본 레퍼토리로 삼아 최고 시속 149㎞까지 측정된 속구 위력을 높이려는 시도도 눈길을 끈다.
김 감독은 “(김)광현이는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2년간 충분한 공을 던지지 못했다. 풀타임 로테이션하려면 던지는 체력을 다시 끌어 올려야 한다. 다른 투수와 60이닝을 던진 뒤 휴식을 준 것도 떨어진 체력을 보강할 시간을 주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체력이 떨어지면 구위도 떨어진다. 빠른 공을 노리는 타자에게 구위하락은 먹잇감일 수밖에 없다. 슬라이더를 변주해 돌파구를 만드는 게 가장 효율적인데, 일단 그 가능성은 봤다. 김광현이 진화를 시작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3회말 희생번트 김성현[포토]](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22/06/19/news/2022061901000853700061871.jpg)
![\'내 공을 장작패듯이...\' 김광현[포토]](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22/06/19/news/202206190100085370006187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