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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호베르투 카를로스는 나의 우상이었다. 언론에서 그의 대체자가 왔다고 해서 힘들었지만, 나는 결코 그의 대체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항상 마르셀루로서 내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경기 역사상 그(호베르투)와 같은 윙백은 없었다고 믿는다. 내 이름은 마르셀루이고, 여전히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스페인 명가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풀백으로 맹활약해온 마르셀루(34·브라질). 그가 13일(현지시간) 에스타디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에서 열린 구단과의 고별식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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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명문클럽 플루미넨세에서 뛰다가 지난 2007년부터 레알로 이적한 그는 2021~2022 시즌 뒤 구단을 떠나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리버풀과의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그의 마지막 레알 경기였으나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마르셀루는 같은 브라질 출신의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뒤를 이어 레알 부동의 왼쪽풀백으로 활약하면서 스페인 라리가 6회,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 등 숱한 트로피를 경험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나는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기쁨, 고난, 훈련, 고통, 클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뒤 떠나는 것은 어렵다. 이 셔츠를 입는 것은 아름답고 강력한 것이다. 미래는 두렵지 않다. 역사는 이미 쓰여졌으니까. 나는 나 자신에 만족하고 내 가족들도 나를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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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오늘은 이곳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다. 내가 하려는 모든 일을 다 했기 때문에 행복감을 느끼며 이곳을 떠난다”면서 “은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계속 잘 뛸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내 뜻대로 될 수 있는 모든 것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여기에 남긴 것(유산)은 겸손과 여러분이 있는 곳에 대한 인식 뿐”이라고도 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5회 경험에 대해선 이렇게 회고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4차례 결승전에서 뛰었지만, 마지막 결승전은 그러질 못했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느꼈던 결승전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호드리고와 벤치에 앉아 5분간 대화를 나눴고, (에데르) 밀리탕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앞선 네번의 결승전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경기에서 뛰고, 도움을 주고, 골을 넣는 것도 좋지만, 내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 그리고 시간이 3분 남았을 때 그들을 껴안는 것, 그것이 내가 남기고 싶은 유산이다. 나는 젊은이들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
마르셀루는 “이번 시즌에 나는 엄청난 무게감과 책임감을 느꼈다. 때때로 나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 정말 화가 나서 그와 말다툼을 했지만, 다음날 우리는 포옹을 했다. 이번 시즌에 나는 중요한 선수가 되기 위해 경기를 할 필요가 없고, 팀의 일원이 되고 감독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팬들에게 받은 사랑은 영원히 내 가슴에 남을 것 같다. 그들은 나에게 큰 기쁨을 줬다. 어느 날, 그들은 나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전에 축구경기장에서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남아달라고 요청했다.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가장 인기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이 기쁘다. 그것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고 했다.
레알에 잔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마르셀루는 “우리는 모두가 할 말을 하는 회의를 했고 지금 내가 떠나는 것이 최선이라는 공동 결정을 내렸다. 평생 해왔던 클럽을 떠나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감정을 자극하는 결정이었지만, 점차 편해졌다”고 말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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