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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KIA ‘슈퍼루키’ 김도영(19)이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고졸(동성고) 신인인데도 팀이 치른 12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432(44타수 19안타)를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시범경기 4할대 타율은 김도영이 유일하다. 고졸 신인이 시범경기 타격왕에 등극한 것도 KBO리그의 역사다. 시범경기 공식 기록을 집계한 2001년 이후 고졸 신인이 타격왕에 오른 것은 김도영이 처음이다.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도영은 고교시절부터 ‘제2의 이종범’으로 각광 받았다. 일각에서는 ‘그래도 아직 어린 선수’라며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모습은 주축 선수와 다르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진 시점인 지난 21일 광주 두산전부터 29일 시범경기 최종전까지 6연속경기 안타행진을 이어가는 등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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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시범경기 최종전을 마친 뒤 만난 김도영은 “매 경기 안타 1개씩 치는 게 당연하다는 마인드 컨트롤로 부담감을 떨쳐내고 있다. 타격 1위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정규시즌 때 잘하자는 생각뿐”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때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데, 이 정도까지 할 줄 몰랐다”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만족할 만한 성적이기는 하지만 “시범경기 막판이 되니 상대 투수들의 구위가 이전과 다르더라.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며 마음을 다잡는 등 고졸 신인으로 보이지 않는 멘탈을 과시했다.
특이한 점은 시범경기 44차례 타석에서 볼넷을 단 한 개도 얻어내지 않았다. 그는 “투나씽(노볼 2스트라이크)이 되는 게 너무 싫어서 적극적으로 공격하다보니 볼넷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홈런(24일 고척 키움전)을 때려낸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서 변화구를 홈런으로 만든 것은 살면서 처음이라 손맛을 잊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덤덤하게 ‘생애 첫 경험’을 얘기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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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속 매일 경기를 치르다 보니 체력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그는 “피곤하다는 생각은 못했다. 그런데 몸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더라. 선배님들께서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라고 말씀해주셔서 그런가 보다 했다. 정규시즌 때는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더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낯설고 서툰 것도 있지만, 배우는 과정으로 여기고 자신감 있게 개막을 맞이하는 것이 김도영의 목표다.
그는 “KIA에 지명되고, 1군 캠프에 합류했을 때는 집중되는 스포트라이트에 부담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라며 “지금은 부담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KIA에 괴물이 탄생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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