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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삼 작가.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NFT, 메타버스 등으로 미술계가 호랑이의 등에 탄 것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첨단 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애뮬릿(Amulet)_호령전_범을 깨우다’전이 대중들 사이에 호평받고 있다.

강형구, 이재삼, 박대성, 김선두, 이이남, 장승효, 홍경택, 김규리 등 38명의 화가 및 아트테이너가 참여한 메타버스 특별전으로 임인년을 기념해 한국 호랑이의 기운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개최되고 있다. 서울 청담동 갤러리원, 하남 스타필드 전시를 마치고 11~31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동시에 업비트에서 디지털 NFT로도 판매한다. 한국적인 호랑이 작품으로 이 전시에 참여한 이재삼 작가를 최근 경기도 양평군 작업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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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삼, 월인천강지호, 캔버스에 목탄. 제공|아트테인먼트 컴퍼니 레이빌리지, 그림그린

◇목탄으로 달빛을 표현하는 화가

이번 ‘호령전’에 달빛에 앉아있는 호랑이를 그린 ‘월인천강지호’를 발표했다. 추상같은 기백과 온화함을 동시에 담고 있는 한국 호랑이의 모습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이재삼 작가는 “호랑이를 직접 보고 그릴 수 없어서 웹서핑으로 온갖 호랑이 이미지를 다 찾아보았다. 그런 후 마음으로 필터링해 이재삼표 호랑이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호랑이가 단순히 용맹하다고만 생각하지 않았다. 호랑이는 우리 민족에게 수호신 역할을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가 잘되게 해달라고 호랑이 그림을 집안에 걸어둔다. 액운을 떨친다는 의미도 있다. 호랑이는 단순히 동물이 아니고 우리 민족 혼의 어느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호랑이를 그렸다.”

그래서일까. 이재삼의 호랑이는 고요하다. 달빛 아래 앉아 자신을 쳐다보는 관람객과 눈을 마주치며 에너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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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삼 작가가 대형 신작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이재삼은 목탄화가로 불린다. 이같은 수식어에 대해 “저 스스로 목탄화가라고 한 번도 얘기한 적은 없지만 세상이 그렇게 이야기한다. 목탄은 우연히 내게 와서 필연이 됐다”고 밝혔다.

목탄을 재료로 쓰게 된 것은 다양한 고민과 실험의 결과였다. 유화나 설치미술을 하던 1990년대를 지나 서양미술이 아닌 한국의 미술을, 인공이 아닌 천연재료로 하자는 마음으로 목탄을 잡았다. 수년의 연구와 실험을 거쳐 지금의 목탄화가 완성됐다.

나무를 태운 숯인 목탄은 사실 화가들이 주재료로 사용을 꺼린다. 정교한 데생이 어렵기도 하고 무엇보다 잘 지워지고 번진다. 그러나 이재삼 작가는 숲에서 나온 나무를 태운 목탄으로 다시 나무를 그리는 과정이 자연의 순환이라는 점에 매료됐다. 또 동양을 상징하는 달을 떠올리며 달빛에 비친 숲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동아시아권은 달의 문화다. 달의 주기에 의해 밀물, 썰물도 나타나고 어부들도 때에 맞춰 물고기를 잡으러 간다. 그게 우리 선조들이 기대고 살았던 달빛이다. 단순히 달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람에게 느껴지는 정서가 무엇인가를 탐구한다. 이같은 탐구의 바탕에는 강원도 영월에서 캄캄한 밤에 어머니를 따라 이모네 집에 가면서 느꼈던 감성이 밑바탕이 됐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삶이 한 순간에 달라졌다. 예술가도 사회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만 이재삼 작가는 오히려 더욱 더 자신의 우물을 깊이 파고 들어가는 길을 택했다.

이재삼 작가는 “작가가 혼자 독단적으로 살 수 없지만 저는 제 가슴에 화살을 쏘는 태도로 살고 있다. 제가 65세가 되면 시작하려고 한 대작이 있다. ‘비욘드M’ 프로젝트라고 초대형 달빛 시리즈를 계획했다. 코로나가 이 작업을 빨리 시작하게 만들어줬다. 외국의 대형 미술관에서 전시 초대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한 2년 대작에 매달리려고 한다. 그네들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달빛을 통해 공감과 감동을 전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작가는 작업보다 태도가 중요하다고 믿는 이재삼 작가는 “종교인처럼 소명의식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가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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