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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명칭은 ‘마무리캠프’지만 현실적으로는 ‘시작’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마무리캠프는 2군에서 활약한 신예 선수들이 참가한다. 마무리캠프에서 코칭스태프로부터 눈도장을 받으면 이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즉 마무리캠프는 2군 선수가 1군으로 올라서는 시작점이 된다.
오는 13일부터 시작하는 LG 마무리캠프는 조금 다르다. 1군 무대는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경험한 신예들이 마무리캠프에 참가할 전망이다.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문보경(21)과 문성주(24), 그리고 첫 해부터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신인 내야수 이영빈(19)이 2022년을 바라본다. 후반기 꾸준히 1군 무대에서 뛴 퓨처스리그 홈런왕 이재원(22) 또한 이듬해 주전을 목표로 삼는다.
시간이 길지는 않다. 12월부터 비활동기간이라 캠프 기간은 보름정도다. 그래도 마무리캠프는 중요하다. 마무리캠프를 통해 선수의 방향이 결정된다. 코칭스태프는 선수 모습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미래를 그린다. 이러한 부분에서 지난해 마무리캠프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 코칭스태프는 유망주 이주형(20)이 내야수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이주형은 내야수로 훈련을 소화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이주형은 시즌 중 외야수로 이동했다가 현역으로 군입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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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 다시 내야수 도전장을 던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이주형은 이미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도 외야수로 출전했다. 일찌감치 안고 있었던 포지션에 대한 물음표를 일년 동안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이주형을 외야수로 못박았다면, 주전 외야수들이 고전한 올해가 이주형에게는 큰 기회가 됐을지도 모른다. 이주형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56 OPS(출루율+장타율) 1.099, 올해는 타율 0.331 OPS 0.970을 기록했다. 팀 내부적으로 타격 잠재력 만큼은 특급이라는 평가다.
LG는 이주형을 반면교사 삼아 이영빈의 미래를 확실하게 열어야 한다. LG 류지현 감독은 후반기 1루수로 출장한 이영빈에 대해 “만일 우리가 순위 경쟁에 임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영빈을 특정 포지션에 못박고 출전시켰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고3 시절 유격수로 활약한 이영빈은 올해 LG에서 내야 네 자리를 모두 소화했다. LG가 고절적으로 2루와 3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영빈이 2루수 혹은 3루수 자리에서 잠재력을 터뜨리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더불어 이는 1, 3루를 오간 문보경의 포지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상대적으로 풍부한 투수진 뎁스도 마무리캠프를 통해 향상 가능성을 본다. 올해 1차 지명 신인 강효종과 2018년 1차 지명 신인 김영준이 마무리캠프에 참가할 계획이다. 둘 다 선발투수 자원으로 꼽히는 만큼 토종 선발진 보강에 핵심이 될 수 있다.
한편 2022년 신인 선수들은 오는 16일부터 이천에서 구단이 구성한 프로그램에 임한다.이미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이천에서 인성 교육 및 훈련을 받는다. 이들 중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1년 전 이영빈이 그랬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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