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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아들 이름이 불리자 서로 얼싸안고 울었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려는 아마추어 학생은 많지만, 취업문을 통과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22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그랬다. 총 1066명의 드래프트 참가자 중 단 110명만 프로 구단에 지명됐다. 취업률로 따지면 10.9%에 불과하다.
프로에서 성공하기도 힘든 일이지만, 기회를 받는 것 자체도 어렵다. 그만큼 힘든 길이기 때문에, 야구인들 중 다수가 ‘아들이 야구하는 걸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두 아들 모두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시작했고, 당당히 프로에 입단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69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강동형(경성대)은 NC 강인권 감독대행의 아들이자, NC 투수 강태경의 형이다.
드래프트 막바지에 이름이 불린 탓에, 강 대행도 아내와 함께 애타는 마음으로 방송을 지켜봤다. 아들이 호명되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아들 강동형이 대졸인 데다 외야수인 탓에 프로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이 아닐까 걱정이 앞섰다. 7라운드가 다 끝나가지만 강동형의 이름을 불러주는 곳은 없었다.
그러던 중 두산 스카우트가 아들을 호명했고, 아버지와 함께 지켜보던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다. 강 대행은 “와이프와 신인 드래프트 보다가 울었다. 아들 이름이 불리자 얼싸안고 울었다. 정말 마음 졸였다. 계속 라운드가 넘어가는데, 고졸에 투수도 아니고 아들이 대학생 외야수라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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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입단한 곳은 공교롭게도 강 대행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두산이다. 2002~2006년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은퇴한 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불펜코치와 2군 배터리코치를 역임했다. 이후 NC에서 코치를 지내다, 다시 두산에서 2015~2017시즌 1군 배터리코치로 일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두산에 대해 잘알고 있는 강 대행은 “팀에 워낙 좋은 외야수가 많아서 지명될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아들이 가면 좋은 역할을 할 거라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취업에 성공한 아들을 바라보면서, 강 대행도 한시름 놓게 됐다. 본인 역시 선수 생활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아들이 겪었던 고충 또한 잘알고 있다. 선뜻 아들이 야구를 하겠다고 했을 때, 동의하지 못한 이유기도 하다.
강 대행은 “워낙 힘든 일이다. 그 힘든 걸 아이들에게 물려줄 생각을 하면 추천 못한다. 다른 집 아이들에게는 야구를 하라고 추천하면서, 자기 자식한테는 그렇지 못한다. 잘할 수 있을지, 하다가 중간에 그만둘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추천보다 만류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아들이 흥미를 느끼고 하고 싶어 했다”며 “두 아들 모두 프로 선수가 된 거에 감사하다. 복 받은 거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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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형이 두산에 입단하면서, 아버지 강 대행 뿐만 아니라 형 강태경과 맞붙는 그림을 상상하게 된다. 이미 선발 등판한 강태경이 교체될 때 강 대행이 마운드에서 꼭 끌어안아주는 장면은 큰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형과 동생, 아버지까지 그라운드에 있는 모습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단, 강동형이 1군 무대에 입성했을 때 가능한 얘기다. 강 대행은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아들에게 실력보다 야구에 대해 진정성 있는 모습을 요구했다. 그는 “이제 막 프로에 입문했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보다 야구를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는 ‘야구인’이 되길 바란다”며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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