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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리=박현진기자] 황달은 쓸개즙이 조직 또는 혈액에 축적된 상태다. 쓸개즙의 색이 노란색이기 때문에 이름에도 ‘黃’(누를 황) 자를 사용한 듯 싶다. 이 체액에 대해서는 고대부터 궁금증이 많았다. 왜 우리 몸에 노란색의 체액이 있는 걸까? 반려동물도 왜 노란색 거품을 가끔씩 토하는 걸까? 변과 오줌색은 왜 노르스름한 색일까?

고대 자연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세상은 물, 불, 공기, 흙의 4개의 원소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고대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이 4원소설을 받아들여 인간의 체액은 물에 해당하는 점액, 불에 해당하는 쓸개즙, 공기에 해당하는 피, 흙에 해당하는 담즙으로 이뤄져 있다는 의학 이론을 발전시켰다. 이것은 18세기에 이르기까지 1000년동안 체액에 대한 일반적인 이론이 된다. 히포크라테스는 이 체액이 조화롭게 섞여 있으면 건강한 상태이고 그 균형이 깨지면 질병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눈의 점막, 피부, 구강점막 등이 노랗게 보이는 황달은 고대나 지금이나 확연하게 질병을 암시하는 신호다. 수명이 다한 적혈구는 보통 비장 또는 간에서 면역세포에 의해 파괴되는데 이때 생성되는 물질이 빌리루빈(간접 빌리루빈이라고 말한다)이다. 지용성인 빌리루빈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혈액내의 알부민과 결합해 간으로 이동된다. 간에서 물에 녹을 수 있도록 변환(직접빌리루빈이라고 한다)돼 쓸개로 가게 되고 쓸개즙은 지방의 소화에 쓰이기 위해 소장으로 배출된다. 소장에 있는 세균들은 이 빌리루빈과 반응해 일부는 변으로 내보내고 일부는 간으로 보내 다시 혈액 속으로 가서 신장으로 배설된다.(유로빌리노겐) 이에 따라 변과 오줌의 색이 약간 노르스름한 색깔을 띠게 되는 것이다.

크게 3개의 범주로 황달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첫번째가 용혈성 황달이다. 적혈구가 파괴돼 혈중에 간접빌리루빈이 많은 상태다. 총 빌리루빈 수치가 증가한다. 적혈구가 독소나 중독에 의해 파괴되거나 면역세포가 이물질로 오인해 적혈구를 파괴할 수도 있다. 헤모플라즈마, 바베시아 등의 혈액기생충감염이나 부적절한 수혈, 신생아적혈구용혈증, 아연중독, 메칠렌블루증독, 아세트아미노펜증독, 구리중독, 고양이 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저인혈증, 패혈증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두번째로 간성 황달은 지방간, 담관간염, 담관염, 간종양 등 간과 관련된 질병으로 인해 발생한다. 간에서 쓸개로 직접빌리루빈을 보낼 수 없다든지, 간이 간접빌리루빈을 흡수할 수 없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한다. 세번째로 간후성 황달은 간 다음의 문제로 발생한다. 췌장염, 쓸개 또는 쓸개관의 파열, 쓸개관 결석, 간흡충, 쓸개관의 종양 또는 농양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이처럼 황달 증상은 하나이나 질병은 수십 가지가 될 수 있다. 진단을 위해 크게 3가지 범주에서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그 다음에 세부적으로 검사를 하게 된다. 혈액검사를 해서 간수치에 이상이 있는지, 방사선과 초음파 검사를 하여 쓸개관이 파열되거나 막히지 않았는지, 혈액기생충에 감염되지는 않았는지,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은 아닌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시대가 변했어도 어떤 질병으로 인해 황달 증상이 나타났는지 진단하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금천 24시 우리동물메디컬센터·알파도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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