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LG 이천웅, 전력질주!
LG 외야수 이천웅. 잠실 |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2018년 김현수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으면서 LG는 수준급 외야진을 구축했다. 최소한 공격 만큼은 리그 상위권이었다. 타석에서 생산력을 발휘하는 외야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팀을 이끌었다. 숫자만 봐도 그렇다. 2018년부터 LG 외야진 OPS(출루율+장타율)는 0.866(2위), 0.777(3위), 0.829(3위)에 자리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25일까지 LG 외야진은 OPS 0.827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문제는 실속이다. 당초 계획과 달리 외야수 5명이 조화를 이루는 형태가 아니다. LG 류지현 감독은 김현수, 홍창기,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을 외야 5인방으로 칭하며 이들을 두루 활용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지명타자 한 자리까지 네 자리를 로테이션으로 돌리며 체력 안배와 공격력 유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를 바랐다.

하지만 늘 그랬듯 야구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홍창기(OPS 0.918), 채은성(OPS 0.918), 김현수(OPS 0.854) 셋은 타석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데 이형종(OPS 0.781)과 이천웅(OPS 0.582)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이천웅은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오른 2016년 기준으로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물론 이천웅이 OPS형 타자는 아니다. 장타력보다는 정확도가 높고, 볼넷보다는 안타로 출루한다. 2018년 타율 0.340, 2019년 타율 0.308로 활약했다.

그런데 지난해 타율 0.257로 고전하더니 올해는 타율이 0.201까지 추락했다. 완성도 높은 레벨 스윙을 앞세워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두루 커버하는 그의 장점이 올시즌에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 25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상대 선발투수 백정현에 맞서 8일 만에 선발 출장했으나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타이밍이 늦으면서 강한 타구를 생산하지 못했다.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이성우와 교체됐다.

이천웅은 2019년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168안타를 기록했다. 팀내 고과 1위에 올랐고 LG 야수진에서 몇몇 선수들은 이천웅을 벤치마킹했다. 이천웅의 스윙 메커닉 뿐이 아닌 타격 훈련 루틴도 따라했다. 당시 이천웅과 함께 비시즌 훈련에도 임했던 정주현은 “천웅이형은 우리 팀에서 천재라고 불린다. 그만큼 좋은 것을 많이 갖고 있다. 타격시 하체를 잡는 천웅이형 만의 훈련법이 있는데 이를 따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천재 이천웅이 좀처럼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LG 외야진 두께도 급격히 얇아졌다. 채은성의 부상 이탈을 누군가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적임자가 보이지 않은다. 저스틴 보어의 고전까지 겹쳐 전체적인 타선 밸런스가 무너지고 말았다. ‘풍요 속 빈곤’이 아닌 그냥 빈곤한 타선이다. 주말부터 2군에서 실전에 임하는 채은성의 복귀가 유일한 희망요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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