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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늘 그랬듯 시간이 흐르면서 상·하위권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4월까지만 해도 1위와 최하위의 차이가 4.5경기에 불과했는데 5월에는 11.5경기, 지난 27일에는 15.5경기다. 7위 두산까지는 충분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8위 롯데와 9위 KIA, 10위 한화는 시즌 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KIA와 한화는 승률이 3할대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나란히 1승 9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령탑도 현재보다는 미래를 응시해야 하는 시기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KIA 맷 윌리엄스 감독과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모두 리빌딩에 중점을 두고 시즌을 치를 것을 암시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금 우리가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매일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트레이드도 상대와 카드가 맞아야 한다”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 또한 “리빌딩 시즌이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며 “KBO리그의 경우 다른 리그 보다는 리빌딩 과정이 조금 더 어렵고 오래 걸릴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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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스 감독과 수베로 감독 모두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서 오랫동안 몸담았다. 당연히 ML식 리빌딩에 친숙하다. 즉시 전력감이 되는 베테랑 선수, 혹은 FA를 앞둔 선수를 내주고 미래 자원을 얻는 트레이드에 열려 있다. 최근 롯데도 미래에 무게를 두고 팀을 운영한다. 8위에 자리한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2007년 현역선수로서 KBO리그에서 마지막 해를 보낸 후 도미니카 공화국과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19년 캔자스시티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유망주들의 타격을 지도했는데 롯데에서 처음 맡은 임무도 2군 유망주들의 성장이었다.
서튼 감독은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내가 1군 감독으로 부임하기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핵심 선수들은 똑같다”며 “다만 젊은 선수들이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선수들이 항상 같이 싸우고 경쟁하고 열심히 하는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바탕으로 팀 전체에 새로운 색을 칠하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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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롯데는 2019년 10월 성민규 단장 부임과 함께 신예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신식 장비를 도입하며 2군 시스템을 재편했다. 늘 문제였던 육성 시스템을 뜯어고치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 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신인 지명권도 확보했다. 오는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는 3라운드에서 두 명을 지명한다.
물론 KBO리그와 ML는 여러모로 다르다. 트레이드를 두고 선수가 느끼는 감정은 180도 달라졌으나 프런트 오피스는 여전히 실패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KIA는 지난해 NC와 트레이드를 통해 20대 내야수 김태진과 20대 투수 장현식을 얻었다. 리빌딩까지 여전히 갈길이 먼 KIA지만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일을 그냥 지나쳤다면 또다시 내야진 붕괴와 마주했을 가능성이 높다.
몇 달 전 상위권 구단과 하위권 구단이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 A를 두고 카드를 맞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A의 다소 특수한 계약으로 인해 트레이드가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트레이드 마감일인 7월 31일까지 문은 열려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모든 팀 프런트가 부지런히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7월 19일부터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인 것을 고려하면 시즌 중단과 함께 이른바 ‘단장들이 시간’이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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