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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빠른 공에 대처하려면 레그킥을 버려야 한다.”
샌디에이고 김하성(26)에 대한 평가다. ‘스피드와 파워를 갖춘 내야수’라는 평가가 무색하리만큼 김하성이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초라하기만 하다. 18타수 2안타 타율 0.111. 지난해 KBO리그에서 30홈런 타율 0.306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특히 메이저리그(ML) 입성 초기부터 지적됐던 빠른공에 대처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구속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한 ML인데, 김하성의 타격폼은 빠른공을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레그킥을 버려야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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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그킥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배트에 공을 정확히 맞히면 더 강한 타구를 생산할 수 있지만, 준비동작이 크기 때문에 타이밍 잡기가 어렵다. 김하성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발을 땅에 붙이고 타격한다면 공을 보는 여유가 생겨 더 많은 안타를 생산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아시아 선수 중 레그킥을 버리고 성공한 사례도 있다. 바로 ML의 전설이 된 스즈키 이치로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하면서 레그킥을 포기했다. 메이저리거들의 빠른공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레그킥을 버린 뒤 날개를 달게 된 이치로는 ML 통산 3089안타를 때려내며 전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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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하성이 타격폼을 수정하기에 이르다는 의견도 다수다. 레그킥을 고수하면서 성공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강정호도 ML 입성 당시 레그킥 때문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5년 피츠버그에 입단한 강정호는 18차례 시범경기에서 45타수 9안타 타율 0.200에 불과했다. 심지어 앞선 11경기 타율은 0.111까지 타율이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빠른공이 눈에 익으면서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 거듭났다.
ML에서 거포로 자리잡은 최지만은 빠른공 대처법으로 ‘반복된 훈련’을 꼽았다.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오랜시간 강속구에 노출되다보니 느린 공을 못치겠다는 말을 할정도다. 김하성이 미국에 건너간지 고작 두달도 채 되지 않는다. 레그킥 유지 혹은 포기라는 선택의 기로에 선 김하성이 어떤 방식을 택할지 궁금하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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