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광기 인터뷰
배우 이광기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스튜디오 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 배우, 방송인, 사진가, 스튜디오 대표, 예술기획자…. 배우 이광기는 다채로운 인생의 스펙트럼을 펼치며 자기앞의 생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12년 전 신종플루로 떠나보낸 첫아들을 추모하는 에세이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를 펴냈다. 아들을 잃고 멍든 마음은 강산이 한 번 바뀌어도 전혀 흐려지지 않았다. 책을 내는 것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망설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그들에게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으로서 위로를 전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

이광기는 “보통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면 숨 죽이고 사는데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다 알려졌고 계속 세상에 언급됐다. 그래서 감추기 보다 드러내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지난 한해만 코로나19로 1300여명이 사망하는 것을 보면서 전염병으로 장례식도 제대로 못치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해주고 싶어 책을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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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 표지. 제공|출판사 다연

그는 지난 2009년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종플루로 당시 일곱 살이던 큰아들 석규를 떠나보내야 했다.

첫아들을 잃고 받아들기까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가짜로 살기 보다 진짜로 살아가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아들은 우리 가족에게 뿌리와 같다. 속으로 삼킨 눈물이 꽃이 됐고, 나와 우리 가족을 더 성숙하게 만들어주었다”고 밝혔다.

그날 이후 시간을 더욱 소중하고 쓰고 있다. 배우와 방송인 활동은 물론 사진작가로서 창작활동과 전시기획, 아트경매 등 예술문화 활동에 더욱 몰입하고 있다.

[포토] 이광기 인터뷰
배우 이광기가 자신의 예술관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광기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2월 14일부터 유튜브에 ‘이광기의 경매쇼’를 시작했다. 젊은 작가들은 작품을 선보일 무대도, 판매할 곳도 없어 힘든 상황이다. 이런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경매에 부쳐 판매하는데 성과가 좋다. 지난해 2월부터 지난 1월까지 67명의 작가가 참여해 59명의 작품이 낙찰됐다. 경기문화재단이 실시하는 젊은 작가 유통활성화 사업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해 보람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발맞춰 온라인 유통 활성화를 위해 ‘랜선 유랑단’을 기획해 올해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 부산, 울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작가들로 ‘랜선 유랑단’을 만들어 작가들의 작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그는 “온라인 광고를 통해 ‘랜선 유랑단’ 단원을 모집하고 작가들의 홍보 영상을 만들어 퍼스널 브랜드를 알리려고 한다. 작품이 판매되면 작가가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중간 유통과정을 단축시키는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이유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대한민국의 작가들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서다. 좋은 작가의 작품을 자신이 직접 구입하는 것을 넘어서서 다양한 방식으로 조력하는 것이 보람있다는 그다.

지난해에는 파주 지역에 문화재단을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탰다. 지자체와 작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에 더욱 힘쓰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더해 개인 작업도 올해는 더 부지런히 해나갈 생각이다.

“커다란 고무풍선을 핀으로 설치하는 ‘피스핀’(Peace Pin) 작업을 임진각에 영구설치했다. 이 작업을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에 설치해 평화의 트라이앵글을 완성하고 싶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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