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FC서울 서포터즈들의 성토
서울과 울산의 K리그 클래식 경기가 열린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 팬들이 주말 열리는 콘서트로 인해 설치된 대형 스크린 때문에 관중석 한쪽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에 분노하며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2014.08.06.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중계도 없고, 자리도 없다!’
‘축구장에선 축구가 우선’
‘대한민국 축구 현실’

비단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문제만을 지적한 것은 아니었다. K리그에 대한 아쉬움, 축구팬으로서 느끼는 속상함이 자조섞인 문구의 플래카드에 고소란히 담겨있었다. 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은 원망이 서린 현수막을 내걸고 불만을 표출했다. 주말 열릴 예정인 콘서트를 위해 설치된 대형 스크린 때문에 경기장 동편 관람석(E석)을 사용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9라운드 울산과 경기가 시작되기 전 서울 팬들은 현수막을 들어올리며 관중석이 막힌 것을 비판했다. ‘축구장에선 축구가 우선’, ‘다음 번엔 골프’, ‘E-side BREAK’ 등의 글에는 축구경기장이 축구 이외의 목적으로 쓰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었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서울WC경기장’에는 속상한 팬들의 마음이 표현됐다. ‘대한민국 축구 현실’, ‘중계도×, 자리도×’에는 프로축구가 팬들의 마음과는 다르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분노가 드러났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경기에 큰 지장은 없을 것 같다”고 했지만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어떻게 답을 해야할지 말을 고르는 표정이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우리 팬들과 울산 선수단, 손님들을 모셔놓고 제대로 대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SS포토]관중석 점령한 콘서트 무대 '가림막 설치'
2014프로축구 FC서울과 울산현대의 경기가 예정된 서울월드컵 경기장. 주말 콘서트가 예정된 상암월드컵경기장 관중석 한쪽이 무대설치로 인해 사용할 수가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관중석 E구역에 설치된 무대 앞에 선수들의 대형사진과 관중사진이 무대를 가리기위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몰리나가 전반 코너킥을 올리고 있다.2014.08.06.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철골 구조물을 가리기 위해 서울 선수들의 사진으로 통천을 만들어 걸고, 3개의 스크린을 통해 서울 응원가, 양팀 선수 명단, 서울의 선발 포메이션 등을 보여주며 팬서비스를 위해 노력했지만 환영받지는 못했다. 오히려 서포터스석과 E석간 응원구호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경기시작 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서울의 응원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었다. 응원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탓이었을까. 서울은 상대 카사가 후반 8분만에 두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해 숫적 우위를 점하고도 후반 13분 김신욱에게 결승 헤딩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무패행진도 7경기(3승4무)에서 멈춰섰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1만 2551명이었다. 통계수치상 경기 당일 오전에 비가 오면 관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주말에 비해 주중경기 관중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관중들이 발걸음하기 어려운 조건에서도 1만 2000여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는 것은 그만큼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곳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에서 단일 종목에 유료관중을 3만명 이상 모을 수 있는 경기는 축구 뿐이다. 최 감독은 “슈퍼매치와 레버쿠젠 친선경기 등이 보여줬다. 한 경기에 4만명, 5만명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K리그가 좀 더 한 마음 한 뜻으로 팬들을 어떻게 경기장으로 오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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