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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권오철 기자 konplash@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기로에 서면서 삼성전자에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고심 중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가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부회장이 구속될 시 경영공백으로 사업에 차질이 생겨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오너리스크의 불확실성이 제거돼 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는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08%(600원) 내린 5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0거래일째 이어진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1.62%(900원) 오른 5만6400원에서 출발했으나 고점(5만7500원)을 찍은 뒤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06억원과 602억원을 팔았으나 개인은 157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3월 19일 이후 이달 5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피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66.5%로 집계된 가운데 삼성전자의 수익률은 29.2%를 기록하며 ‘동학개미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한 최근 10거래일 연속 상승은 액면분할 전인 2015년 10월2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기록한 10일 연속 상승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함께 출렁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경영시계가 제로인 상황에 직면해 현재 초격차 기술 모색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삼성의 각종 추가적인 투자활동과 인수합병(M&A)의 차질과 미래 지속 성장에 타격이 불가피하단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한국 평택 EUV D램 공장 착공에 이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 EUV 전용 반도체공장 설립 계획이 무기한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 부회장의 구속 시 오히려 오너리스크의 불확실성이 제거돼 주가가 오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2017년 2월 17일 구속된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가 치솟은 적이 있다. 당시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해 3월 6일엔 1975년 6월 상장 이후 42년 만에 처음으로 200만원대를 돌파해 200만4000원을 기록한데 이어 같은 해 3월 17일엔 210만원대의 벽마저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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