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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공격수 오현규.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한층 더 발전해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돼야죠.”

수원 공격수 오현규(19)는 지난 시즌 준프로계약을 맺은 선수로는 처음으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그는 주눅들지 않는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입대를 결정했고, 2020년 2차 국군대표(상무)선수 최종 합격자에 포함됐다. 오현규는 13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실 기분이 이상하다. 집을 떠나는 기분”이라며 복잡 미묘한 감정을 내비쳤다. 2001년생인 그의 결정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상주가 올시즌부터 적용받는 22세 이하(U-22) 룰이 크게 작용했다. 오현규는 “U-22 룰을 잘 살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주변에서도 일찍 군대를 다녀오는 게 좋다고 해서 결정하게 됐다”고 이른 입대 배경을 설명했다.

오현규는 13일 클럽하우스에서 짐을 빼고, 입대 전까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선수단과는 다음주 중에 정식으로 인사할 예정이다. 오현규 스스로도 아쉬움이 크다. 오현규는 “올시즌 정말 열심히 해서 수원의 예전 명성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이었는데 입대하게 됐다. 수원 팬들께는 더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아쉬워하면서 “운동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층 더 발전해서 수원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돼 돌아오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오현규는 지난 시즌 11경기를 뛰었지만 아직 프로 무대 데뷔골은 넣지 못했다. 하지만 입대로 인해 상주 소속으로 프로 데뷔골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현규는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공격수니까 골을 넣는 게 중요한데 그게 수원이 아닌 게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상주 유니폼을 입고 빅버드를 방문할 날도 다가온다. 그는 “기분이 묘할 거 같다. 아마 그때쯤이면 팬분들이 경기장에 오시지 않을까. 응원가가 들리면 저에게는 익숙하니까 오히려 힘이 날 거 같다. 수원을 상대로 골을 넣는 건 마음 아픈 일이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수원을 지키는 두 형, 염기훈과 양상민에 대한 애정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오현규는 “(염)기훈이 형한테 직접 말씀은 못 드렸는데 중·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뛰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면서 “제가 제대하고 수원으로 돌아왔을 때 기훈이 형이나 (양)상민이 형이 은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한순간이라도 더 같이하고 싶었는데…”라면서 “수원에서 다시 함께할 수 있으면 한다. 건강히 더 오래 (선수생활을)해줬으면 좋겠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오현규의 메신저 소개 문구는 ‘어나더 레벨(Another level)’이다. 오현규는 상주에서 또 한 단계 성장하기를 원하고 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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