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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김정숙 여사는 15일 시작한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서 미리 준비한 수어(手語)로 격려사를 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 전국체전을 찾았는데, 이날 표현한 수어는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릅니다. 못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하는 것입니다”라는 4개의 문장이었다. 비교적 긴 문장을 차근차근 손짓으로 표현했다.

김정숙 여사는 수어에 이어 육성으로 “장애인체전의 주인공인 선수들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인들에게 일상은 끝없는 도전이다. 버스를 타고 물건을 사고 영화를 보는 일상에서 용기를 요구하는 사회는 부끄러운 사회다. 장애인이 세상 속으로 나오는 길들이 활짝 열려 있어야 하며 비장애인이 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장애인의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 장애인 체육활동은 도전과 극복으로 누릴 수 있는 감동의 드라마가 아니라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이 되어야 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정부가 현실에서 실천하고 있는 ‘생활밀착형 장애인 체육시설’ 건립을 언급했다. 반다비 체육센터가 대표적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과 함께 이용하는 통합시설인 반다비 체육센터는 2025년 총 150개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애인 행사에 자주 모습을 나타내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김 여사는 이날 격려사를 통해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깊은 공감과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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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을 가진 체육인 뿐 아니라 대개의 장애인들은 일상의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힌다. 비장애인의 경우 별 어려움 없이 즐기는 세상이지만, 장애인에겐 길거리의 작은 턱 하나가 넘기 힘든 큰 벽이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불편하다. 그들은 동정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다르다고 곁눈질하고 수군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특수학교 설립이 지역사회에서 반대에 부딪히는 이유도 ‘다름’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부인의 행동 하나, 문장 하나에는 자의든 타의든 정치적 영향력이 담겨 있다. 그리고 장애인 전국체전에서 보여준 영부인의 행보는 개인의 정치 성향이나 소신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그러나 김영숙 여사가 이날 강조한 것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정치적 코드를 떠나 성숙된 사회를 파악하는 대표적 척도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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