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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슈퍼스타가 뜬다.
6만5000여석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스타가 한국을 찾기 때문이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함께 세계축구를 10년 이상 양분하고 있는 최고의 공격수가 12년 만에 서울에 온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그 주인공이다. 2시간 만에 티켓은 동이 났고 팬들의 기대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007년 이후 두 번째 내한하는 호날두는 어떤 모습일까. 12년 전 20대 초반이었던 호날두의 모습이 패기 넘치고 덜 다듬어졌다면 이번엔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 5회 수상자다운 화려하면서도 매너 있는 호날두의 45분, 혹은 그 이상이 기대된다. 호날두를 주축으로 한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가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내 프로축구 올스타라고 할 수 있는 팀K리그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 호날두, 스포츠 넘어 ‘월드클래스 셀러브리티’호날두는 이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골 맛을 본 적이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던 지난 2007년 7월 아시아 투어 때 FC서울과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당시 전반 5분 만에 서울 수비진을 헤집고 오른발 중거리포를 터트려 경기장 분위기를 확 달아오르게 했다. 사실 당시엔 호날두가 지금처럼 ‘신계’에 다가선 사나이가 아니었다. 웨인 루니와 함께 맨유의 공격을 이끄는 쌍두마차 수준이었고 팬들도 호날두 한 명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부상 중임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고 나타난 박지성과 맨유 구성원 전체에 관심을 보였다. 지금은 다르다. 10년 넘는 시간을 거치며 호날두는 현재는 물론 축구사를 통틀어서도 최고의 선수로 꼽힐 만큼 엄청난 폭발력을 갖췄다. 34살로 전성기에서 서서히 내려오고 있으나 포지션을 윙어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바꾸며 골결정력 만큼은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호날두는 이제 단순한 축구선수가 아니다. 1억명의 팔로워를 등에 업은 채 SNS 수입으로만 11억5000만원(스포츠스타 1위)을 벌어들이고 연간 수입이 1350억원(스포츠스타 2위)에 이르는 등 스포츠를 넘어 세계적인 셀러브리티가 됐다. 고향인 대서양 외딴섬 마데이라의 공항 이름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국제공항으로 바뀌는 등 ‘살아있는 전설’의 삶을 살고 있다.
◇ 24일에 프리킥 골 넣고…호날두 컨디션은 ‘정상’이번 친선경기를 개최하는 ‘더페스타’의 로빈 장 대표는 본지와 단독인터뷰를 통해 “유벤투스 측에 팀K리그와 국내 팬들에 대한 존중을 가장 많이 얘기하고 있다. 호날두는 겸손한 스타여서 팬들을 실망시킬 행동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2010년 메시가 이끄는 FC바르셀로나 내한 경기 때 메시 불참 문제로 시끄럽기도 했지만 그런 해프닝은 이번엔 없다. 호날두는 45분 이상 출전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장 대표는 “리더 호날두가 최소한 전반전은 다 뛴다고 하자 다른 선수들도 이에 동참하겠다고 한다. 유벤투스의 화려한 라인업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컨디션도 좋다. 유벤투스는 24일 중국 난징에서 인테르 밀란과 2019년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을 치렀는데 호날두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후반 21분 프리킥으로 득점까지 했다. 프리시즌부터 몸 상태가 좋은 셈이다. 유벤투스는 하루 쉬고 26일 오전에 입국해 사인회 등을 마친 뒤 곧바로 팀K리그와 경기에 나서지만 전용기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피로 문제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펠레부터 마라도나, 호날두까지…팬들은 스타에 열광한다지금도 스타를 앞세운 유럽 구단들의 한국 투어에 대해선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며 축구 붐을 일으킨다는 긍정적 시선 ▲성의 없는 경기력으로 돈만 벌어간다는 부정적 시선이 교차한다. 다만 오래 전부터 이런 투어 경기가 구름 관중 몰고다녔다는 점은 ‘순효과’와 연결된다. 1970년엔 호날두 이전에 포르투갈을 대표했던 스타 에우제비오가 자국 명문 벤피카를 데리고 한국대표팀 B팀인 백호와 경기했다. 1972년 6월엔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운동장에서 축구황제 펠레가 브라질 산토스를 이끌고 내한 경기를 했다. 당시 운동장 좌석은 물론 계단까지 사람이 몰려들었고 펠레는 골까지 넣는 등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3-2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였던 한국 대표팀에선 이회택과 차범근 등 역시 국내 스타들이 득점했다. 1995년 디에고 마라도나(보카), 1996년 조지 웨아(AC밀란), 2008년 데이비드 베컴(LA갤럭시)의 한국 경기도 시선을 끌었다. 이제 호날두가 온다. 환상 드리블과 송곳 같은 프리킥, 그리고 두 팔을 X자로 펼치는 ‘호우 세리머니’까지 한국 팬들이 보고 싶은 게 많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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