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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을 이환범선임기자] ‘성적은 드래프트순이 아니잖아요.’
올시즌 프로야구 마운드엔 영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 이영하를 비롯해 키움 안우진, 이승호, KT 김민 등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선수 내지는 2차 1번 등 상위지명선수로 일찌감치 굵은 떡잎으로 주목을 받은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하위순번 지명을 받아 관심의 밖에 있었던 무명 선수들이 숨겨둔 잠재능력을 만개하며 마운드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KT 우완투수 배제성(23)과 NC 좌완 김영규가 주인공이다.
배제성은 올시즌 10경기에서 방어율 3.82를 기록하며 스윙맨으로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불펜 롱맨으로 뛰면서 선발진에 구멍이 났을 땐 임시선발로 나서 호투하고 있다. 팀내에선 ‘6선발’로 부르며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 22일 수원 홈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선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맞대결 상대가 최고투수로 평가받는 조쉬 린드블럼이었기에 그의 피칭은 더욱 빛났다.
149㎞ 빠른 직구에 체인지업 등 빼어난 구위를 앞세워 위기에서도 흔들림 없는 피칭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런 좋은 공을 가진 선수지만 프로 입단지명 순번은 한참 뒤였다. 성남중-성남고 출신인 배제성은 2015년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9번, 전체 88번째 선수로 지명됐다. 신인드래프트에서는 팀마다 10명 정도를 뽑는데 하위권 순번은 ‘성공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고 할 정도로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원석으로 갈고 닦아 기량이 성장하면 좋은데 실패할 가능성도 큰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배제성 역시 입단 당시 189㎝의 큰 키에 볼은 빨랐지만 제구가 형편 없이 들쭉날쭉했다. 롯데에서는 1군 경기에 한번도 등판하지 않았고 2017년 중간 KT로 트레이드된 뒤 23경기에 나왔다. 지난해에도 고작 3경기 4이닝 투구에 그칠 정도로 철저히 무명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신임 이강철 감독의 눈에 띄었고 스프링캠프를 거쳐 KT 1군 마운드에 서게 됐다.
NC 김영규 역시 비슷한 케이스다. 광주일고 출신 김영규도 2018신인드래프트에서 NC 8번, 전체 79번 선수로 지명됐다. 188㎝의 큰 키에 왼손이라는 점이외엔 그다지 큰 매력이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그런데 NC의 신임 이동욱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중용해 주목을 받게 됐고 시즌 초반 NC 선발진의 한 축을 꿰차 눈길을 끌었다. 첫 6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하며 기염을 통한 김영규는 시간이 지나며 체력 저하와 구위노출이 겹치며 부진해 2군에 내려갔다 올라오는 조정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아직 스무살도 안된 어린 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배제성은 최근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직 승리가 없다. 이강철 감독은 “구위에 비해 멘탈이 좀 약해 걱정이었는데 최근엔 이 부분도 많이 좋아졌다. ‘저 바뀌었잖아요’라고 말하는데 그런 부분이 더 오래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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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kt 배제성,](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9/05/29/news/201905290100186590013747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