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ROAD FC(로드FC)를 통해 또 한 명의 선수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아마추어 복싱 전적 15전 15승, 복싱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출전했던 김태인(25·로드짐 강남MMA)이 종합격투기 선수로서의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 무대는 오는 15일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개최되는 XIAOMI ROAD FC 051이다. 김태인은 김지훈(28·레드훅 멀티짐)을 상대로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제 1경기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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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아솔로부터 지도를 받는 김태인(오른쪽)

자신의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이번 대회를 8일 앞둔 김태인이 진심을 담아 눌러쓴 ‘카운트다운’으로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다음은 김태인이 직접 작성한 카운트다운이다.

안녕하십니까 ROAD FC 파이터 김태인입니다. 오랫동안 꿈만 꾸고 바라만 보다가 이제 그 꿈의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4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 같네요. 지난 4년간 ROAD FC 모든 대회를 챙겨보고,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시합장에 있었던 것 같아요. 같은 팀 형들의 계체량 모습, 컨디션 관리, 몸을 푸는 것부터 등장하고 싸우는 모습까지 다 지켜봤고, 그때마다 너무 설레서 잠도 제대로 못 잤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저 먼 발 치에서 지켜만 봤었죠.

4년이란 시간 속에 모든 게 들어있었던 것 같아요. 2년 전에도 데뷔전이 잡혔다가 취소됐었어요. 이런 일들이 너무 반복돼서 사실 지쳤었어요. 무릎이 터져서 운동을 못했다가, 어느 때는 발목 인대가 터지고 어깨 인대, 손 어느 한 곳 안 부러지고 안 다친 곳이 없었어요. 내 길이 아닌 것 같았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너무 많았어요. 넓은 서울 땅에 꿈 하나 가지고 올라왔는데 사는 게 너무 치열했고 또 혼자 너무 많이 외로웠어요.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모님의 걱정에 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아프다, 외롭다” 이 말 한마디 못하고, 너무 배고프고 간절하게 버텼던 거 같아요.

그렇게 오랜 시간을 버티고 또 버티고 나니 드디어 데뷔전을 하게 됐습니다. 아직까지도 꿈만 같아요. 이제 곧 현실이 될 텐데 아파도 참고, 못 걸으면 기어서라도 갈 겁니다. 누구보다 치열했고, 외로웠고, 배고프고, 간절했습니다. 이번 대회 경기로 제 이름을 새기고, 증명해낼 거예요. 기다려준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강해질 수 있게 도와준 같은 팀 형들과 감독님께 실망시켜드리기 싫어요.

오랜 시간 웃고 울면서 더 많이 강해졌습니다. 경기 때 증명하고 보여드리겠습니다. ROAD FC 선수분들, 그리고 선배님들 긴장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길을 걷는다는 자체만으로도 선수로서, 선배님으로서 모두를 존경하지만 제가 다 잡고 정상으로 올라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인
김태인의 자필편지

rainbow@sportsseoul.com 사진제공 | 로드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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