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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이요? 제가 정말 아끼는 동생이죠.”(배우 하정우)
“요즘 여러 형님 배우들이 좋아해요.(웃음) 감각이 굉장히 좋아요.”(배우 김윤석)
남자 배우들 사이 주지훈에 대한 칭찬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연기 잘하는 후배에 앞서 함께 해서 좋은 동생이라는 표현이 맞는걸까. 주지훈은 2016년 ‘아수라’(김성수 감독)를 시작으로 2017년 ‘신과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 그리고 올해 ‘신과 함께-인과 연’, ‘공작’(윤종빈 감독),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 가운데 “영화를 통해 새로운 영화계 인맥들이 생겼다”며 웃었다.
정우성부터 하정우, 황정민, 이성민, 김윤석 등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를 하면서 느끼는 희열은 컸다. 여기에 사교성 있고 꾸밈없는 성격에 선배들 또한 반했다. 주지훈은 “아마 술을 잘 먹어서 형님들이 예뻐하는 것”이라면서 너스레를 떨더니 “정말 원없이 연기를 했고, 다양한 변주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 솔직히 말하면 영화를 통해 새로운 인맥들이 생겼다. 사실 나는 굉장히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화를 하면 할 수록 묘하다. ‘스타 맞아?’ 혹은 ‘너무 솔직한 거 아니야?’라는 의문을 품게 되는 사람 주지훈에게 그동안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저요? 믿지 않겠지만… 사실 굉장히 긍정적이에요.”주지훈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에너지가 있다. 상대방을 배려해서가 아닌, 그 자체로 편안해지는 느낌이랄까. 어떤 누군가는 “바라만봐도 좋다”고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냥 사람 자체가 진국이다. 같이 있으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진다”며 엄지손을 추켜세웠다. 귀공자 같은 외모 때문에 어려움 없이 잘 자란, 소위 말해 ‘부잣집 아들 같다’는 말도 듣는다. 주지훈은 “사실 저는… 솔직히 굉장히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는데, 사람들이 그 얘기를 듣다보면 슬프다고 한다”며 자신의 얘기를 솔직하게 했다.
- 부모님이 궁금해졌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느낌이랄까. 구김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부모님보다 기자분들을 더 자주 만나고 있어요. 이유가 왜 그런지 아세요? 우선 엄마 아빠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내 아들이 일하는데,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라는 게 슬로건이죠. 12년 동안 활동하면서 시사회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엄마 아빠의 본적이 한번도 없어요. 영화 개봉을 하면 VIP시사회를 하면서 가족이나 지인들을 초대하잖아요. 오시긴 하지만, 정말 영화만 보고 가세요.
그런데 굉장히 감동적인 일화도 있어요. 군대에서 뮤지컬을 했잖아요. 전국 곳곳을 다니며 공연을 했죠. 거제도까지 10회를 넘게 공연을 했는데, 뮤지컬이 끝난 다음날 얘기를 들었어요. 어머니가 전회 공연을 다 보시고 가셨다고요.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좋다고해요.(웃음) 배우라서요.
- 잘 생긴 외모는 부모님 중 누구를 닮았나.아빠가 스무살에 저를 낳았죠. 아빠랑 저랑 똑같이 생겼어요. 그런데 아빠가 더 잘 생기셨어요. 제가 풀 메이크업을 한 사진과 아빠의 젊은 시절 모습이 거의 비슷하거든요. 한번은 “엄마는 진짜 좋겠다”라고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엄마에게도 첫 사랑이 있고, 신혼이 있었잖아요. 지금의 제 모습을 보면서 아빠와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을까해서요.
- 어린시절이 궁금하다.정말 환경이 좋았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조금 슬퍼하는데, 저는 정말 지금 생각해도 좋아요. 제가 아까도 그랬다시피 많이 긍정적이잖아요.
대식구였어요. 작은집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고모 둘 등 총 8명의 식구가 살았어요. 초등학교때까지 할아버지랑 한 이불을 덮고 잤고요. 그래서 어른들과 잘 지내는 것 같아요. 집이 작았고, 화장실이 집 밖에 있었어요. 저 옛날 사람 같아요?(웃음) 그래도 어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배운것도 많고, 정서 발달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여동생이 한 명 있어요. 제가 아빠를 닮았고, 동생은 엄마를 닮았죠. 생활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정말 재미있게 보냈어요. 큰 고모네 집에 아주 넓은 파밭이 있었거든요. 엄마가 거기서 일을 하셨고, 저 역시 일당(?)을 벌기위해 여섯 살 때 동생을 포대기에 업고 같이 파도 뽑고 뛰어놀았어요. 정말 원없이 뛰어놀았어요. 제 피부가 까맣게 된 큰 이유죠.
-배우 주지훈은 현재 어떻게 살고있나.
스물 한 살 때 부터 독립을 했어요. 독립을 빨리 했나요? 원래부터 요리를 하는 것을 좋아해서 많이 해요. 또 이 말을 하면, 사람들은 조금 우울하다고 하는데…(웃음) 제가 요리를 잘 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엄마 아빠가 어릴때부터 맞벌이를 해서 초등학교때부터 음식을 직접 해야했어요. 저요? 절대 어린시절이 슬프지 않아요.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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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에서 화장실에 숨어있던 나. 이제는 인맥이 생겨서 안 그래도 될 것 같아요.”
‘아수라’가 시작이었다고 했다. 주지훈에게 형들이 생긴 것이. 이 영화에는 남자 배우들이 대거 출연을 했다. 이후의 작품에서 인맥은 더욱 화려해졌다. 주지훈은 “‘아수라’ 때부터 연예계 인맥이 생겼다”면서 “아주 옛날 한 영화제에 갔는데, 인사를 해도해도 끝도 없고, 굉장히 민망했다. 혼자 앉아있는데, 안절부절하기도 했다. 몇번 일어나서 계속 인사를 한 뒤에 시작하기 전까지 아예 화장실에 가서 앉아있었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2018년 스크린에서 활약이 컸다. 무엇보다 함께 하는 배우들과의 인연도 남다를 것 같다.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물론 그 전에도 좋았지만.(웃음) 저를 영화에 발탁해주셨잖아요. 그냥 나는 열심히만 하면 됐어요.
처음 영화를 할 때는 어색하고, 시스템을 이해도 못 했죠. 몇 년을 하면서 익숙해지고, 여유도 생기고, 어느 순간 바빠졌어요. 무엇보다 제가 진짜 인복이 많아요.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생겼어요. ‘공작’도 그랬고, 특히 ‘암수살인’의 경우 딱 반대편에 (김)윤석 선배가 거대한 산처럼 버텨줘서 제가 잘 할 수 있었어요. ‘아수라’ 때는 (정)우성이 형이 있었고, ‘신과 함께’에선 (하)정우 형이 있었고, ‘공작’에서는 (황)정민이 형이 있었죠. 든든한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옆에서 제가 변주를 주고 뛰어놀 수 있었어요. 대단하고 좋은 선배를 만난 행운이죠. 그런데요. 거의 매일 보는데도 (정)우성이 형은 진심으로 너무 잘 생겼어요.
-배우 하정우가 주지훈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한다.너무 예뻐하죠. 술을 잘 먹어서 그럴걸요? 그동안 (하)정우형이랑 하와이에 자주 갔어요. 최근에도 다녀왔는데, 그 형도 참 끈질겨요.(웃음) 분명, 하와이에 저만 같이 가는게 아니거든요. 정말 많은 후배들을 데려가서 심심하지 않을텐데, 저를 꼭 챙겨요. 한번은 일 때문에 제가 하와이에 갈 일이 있는데, 미리 오라면서 직접 비행기표까지 알아봐줬죠. 정말 디테일하게 알아봐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형이랑 갔을 때 또 굉장히 좋았어요. 마침 김용화 감독님도 가족여행을 오셨더라고요. ‘신과함께~’의 무대인사를 끝낸지 얼마 안됐지만, 거기서 또 영화 애기를 했죠. 여유롭게 휴양지에서 함께 보낸 시간들이 참 좋았어요.
- 올 여름은 ‘신과함께 공작’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았다. 두 작품을 비슷한 시기 개봉했지만, 하나 같았던 점은 배우들끼리의 친근함도 있었다.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한 해 였어요. 솔직히 초반에는 불안했죠. ‘신과함께~’와 ‘공작’ 모두 큰 작품인데, 개봉이 한 주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잖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가 될까봐 걱정도 했었죠. 하지만, 제가 굉장히 긍정적이지 않습니까! 배우가 노력하고, 원한다고 영화 개봉일이 바뀌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것 역시 선배들은 달랐어요. 두 영화의 무대인사를 다닐때 형들이 뭐라고 해줬는지 아세요? “야 즐겨! 니가 원한다고 이렇게 되는 거 아니야. 그냥 즐겨”라며 응원을 해줬어요. 만약에 “너 큰일났다. 무대인사 겹치고, 대체 어쩌려는 거니?”라고 누군가 한 명이라도 이렇게 말해줬다면, 분위기는 달랐을 지도 몰라요. 정말 감사했죠. 그래서 ‘신과함께 한 공작’이라고 말할 수 있었고, 그런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발현이 된 것 같아요.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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