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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과 스페인 남자 둘이 가요 ‘그대 안의 블루’를 합창했다.
사연은 이렇다. 맘스터치 후원으로 ‘이천수의 근본투어’를 15년 만에 찾은 친정팀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천수는 레알 소시에다드의 클럽 하우스를 찾았다. 감회에 젖을 수밖에 없었다. 훈련장 곳곳에서 자신이 그 때 하던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15년 전으로 돌아간 듯 했다.
그 때, 한 남자가 나타났다. 레알 소시에다드의 주장인 미드필더 사비 프리에토가 그 주인공이었다. 현재 팀에서 간판 선수를 상징하는 10번을 달고 있는 프리에토는 2002년 B팀을 거쳐 지금까지 레알 소시에다드 한 팀에서만 뛰고 있는 레전드 같은 존재다. 그러나 1983년생인 그는 2003년 1군에 갓 올라왔을 때만 해도 만 20세의 막내에 불과했다. 1981년생인 이천수가 나이가 비슷해 곧 친해졌고, 이번에 이천수가 레알 소시에다드를 찾았을 때 유일하게 남아 있는 그 때 멤버다.
둘은 인사를 한 뒤 노래를 합창했다. 바로 김현철과 이소라가 함께 부른 ‘그대 안의 블루’였다. 이천수가 당시 프리에토에게 가르쳐줬다고 하는데 프리에토는 노래의 절반 이상을 알고 있었다. “난, 난 눈을 감아요~”로 시작해서 한국어 가사까지 거의 대부분 기억하고 있어 이천수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당시 막내뻘이었던 프리에토는 이천수를 기억했다. “킥이 좋아서 많이 보고 배웠다. 드리블도 배웠다”는 프리에토는 “그 땐 한국의 베컴이었다. 머리도 베컴처럼 화려했다”며 웃은 뒤 “경기 끝나고 시내에 나갔는데 사람들이 ‘우리 천수’하며 헹가래를 쳐줬던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이천수 주위에서 “(프리에토가)한국산 MSG를 너무 친다”며 웃을 정도였다.
둘은 작별 전 내기를 하나 했다. 아이스박스 위에 페트병을 하나 올려놓고 킥으로 맞추는 내기였다. 둘 다 한 번씩 실패한 뒤 이천수가 정확하게 차서 맞혔다. 화려한 세리머니를 한 이천수는 “이런 장면을 레알(소시에다드)에서 했어야 했는데…”라며 한국인 최초의 라 리가 진출을 기록했음에도 득점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토로했다. 솔직한 고백이었다.
프리에토는 자신의 유니폼을 이천수에게 선물했다. 이천수 역시 한국에서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다. 맘스터치 ‘이천수의 근본투어’ 다음 순서는 이천수가 지금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가장 핫한 선수를 만나는 것으로 이어진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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