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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평일 밤 펼쳐진 록의 향연은 가히 페스티벌을 방불케 했다.
오아시스의 출신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와 미국 하드록 밴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그리고 한국의 더 모노톤즈의 릴레이 공연이 여름밤 공기를 낮보다 뜨겁게 달궜다. 이들은 2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는 ‘리브 포에버 롱(LIVE FOREVER LONG)’이라는 타이틀 아래 릴레이 공연을 펼쳤다. 평일에 열리는 공연임에도 록스타를 보기 위해 다양한 연령층이 모였고 외국인 관객도 많이 보였다.
이날 공연의 포문은 한국 밴드 더 모노톤즈(The Monotones)가 담당했다. 2015년 결성된 모노톤즈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밴드 중 하나로 2016 한국대중음악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그 중 ‘최우수 록 음반상’을 수상했다. 보컬 훈조는 “영국에서 온 형님, 미국에서 온 형님이 뒤에 계시는데 앞서 막내 밴드가 재롱 좀 부려 보겠다”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더 모노톤즈는 20여분간 ‘A’, ‘글로리어스 데이(Glorious day)’ ‘더 비트 고우즈 온(The beat goes on)’, ‘브라운 아이드 걸(Brown eyed girl)’ 등 4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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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갤리거의 무대 준비가 끝날때 쯤 싸이 ‘강남스타일’이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이날 자신의 SNS에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리기도한 리암 갤러거는 인트로로 ‘강남스타일’을 사용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리암 갤러거는 영국 최고의 밴드 오아시스(Oasis)의 프론트맨으로 2009년 오아시스의 갑작스런 해체 후 비디 아이(Beady Eye)를 결성 2장의 앨범을 내고 활동했다. 2014년 이후 잠정적 해체 후 활동 정지를 지난 6월 싱글 ‘월 오브 글래스(Wall Of Glass)’를 발표하며 솔로 아티스트로 귀환을 알렸다. 그 사이 오아시스로 3회, 비디 아이로 2회 내한 공연을 펼친 바 있는 그가 한국을 다시 찾은 건 5년 만이고 솔로 아티스트로 무대를 선보이는 건 처음이다.
리암 갤러거는 검은색 바람막이 점퍼와 반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한손에 탬버린을 쥔 채 뒷짐을 진 특유의 송 포지션으로 오아시스, 비디아이, 그리고 자신의 솔로 곡을 다채롭게 선사했다. 리암 갤러거의 보컬은 마치 날선 칼날처럼 관객 사이를 휘몰아쳤고, 목소리 하나로 교감하기에 충분했다.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 ‘그리디 소울(Greedy Soul)’ ‘볼드(Bold)’ ‘슬라이드 어웨이(Slide Away)’ ‘소울 러브(Soul Love)’ ‘유 배터 런(You Better Run)’ ‘비 히어 나우(Be Here Now)’ 등을 녹슬지 않은 가창력을 뽐내며 쉼 없이 불렀고 ‘월 오브 글래스(Wall of Glass)’, ‘포 왓 이츠 월스(For What It’s Worth)’ 와 같이 올해 솔로로 공개한 곡은 세련된 사운드에 리암 갤러거 특유의 보컬이 녹아들며 다시금 전성기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오아시스 시절 히트곡이 나오자 관객들은 떼창으로 호응했다. 정해진 공연시간이 다 다를때 쯤 리암 갤러거는 “한국팬들을 위해선 시간을 더 쓸 수 있다”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공연의 마지막 오아시스 시절 최고 히트곡 ’원더월‘(Wonderwall)을 부르자 떼창의 크기는 더 커졌다. 리암 갤러거 역시 노래의 가사 중 ‘You’ 부분을 ‘Korea’로 바꿔 부르며 화답했다. 한시간 남짓 공연이었지만 말 그대로 록스타의 면모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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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는 등장만으로 공연장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푸 파이터스는 얼터너티브 록의 전설 너바나(Nirvana)의 드러머였던 데이브 그롤이 주축이 된 팀으로, 1995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총 8장의 앨범을 발표해 전 세계적으로 2천 5백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며 11차례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푸 파이터스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두번째다. 특히 데이브 그롤은 지난 2015년 안산 M밸리 록 페스티벌에서 다리 골절로 깁스를 한 상태에서도 공연을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적이 있었다.
푸 파이터스는 ‘올 마이 라이프(All my life)’를 시작으로 ‘런 투 플라이(Learn to fly)’ ‘더 프리텐더(The pretender)’ ‘마이 히어로(My hero)’ ‘빅 미(Big me)’ 등을 쉴새 없이 몰아쳤다. 데이브 그롤은 떼창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그는 “한국에서의 첫 번째 방문을 기억한다. 여러분이 세계 최고의 관객이라는 걸 안다. 한번도 이런 말 한적 없는데 사실이다. 처음에는 서로 많이 만나지 못했는데 오늘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많은 노래를 하겠다. 이게 한국에 온 이유”라며 한국 팬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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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 파이터스는 ‘런(Run)’ ‘타임스 라이크 디즈(Times Like These)’ ‘굿데이(Good Day)’ ‘콩그레츄레이션(Congregation)’ ‘워크(Walk)’ ‘몽키 렌치(Monkey Wrench)’ 등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멘트와 다양한 제스쳐로 관객과 소통하며 한층 더 교감했고 자신들 역시 무대를 제대로 즐기는 모습이었다. 푸 파이터스의 공연은 조명과 영상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마치 자신들의 단독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했다.
‘베스트 오브 유(Best of You)’을 부르자 8천명의 관객들은 엄청난 떼창으로 그들을 붙잡았다. 공연은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며 절정에 달했고, 마지막 앙코르 곡 ‘에버롱(Everlong)’을 앞둔 데이브 그롤은 “난 끝나지 않았다. 당신들은 정말 미쳤다. 정말 좋다. 다시 오겠다”면서 “언젠가는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겠다. 앞으로 열번 이상 올 것”이라며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모든 공연을 마친 푸 파이터스는 다같이 어깨동무를 한 채 관객에게 인사하며 한 여름밤 록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주)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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