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개인기량이 더 나아져야 한다.”
이천수와 김병지 최진철 등 ‘2002 전사’ 3명이 올 여름 자선행사에 나선 가운데 한국 축구의 신화를 합작했던 이들은 후배들이 개인기량과 사명감 향상에 전념해줄 것을 당부했다. 3명은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모 스튜디오에서 열린 ‘맘스터치 지구방위대’ 포스터 촬영 행사에 나타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7월 중순부터 두 달간 전국을 누비며 인터넷을 통해 지원한 팀들과 4대4 풋살 경기를 25차례 벌인다. 여자축구 청소년대표 출신 프로게이머 이유라를 비롯해 이병규, 박명환, 마해영(이상 야구), 김승현, 양희승(이상 농구) 등 다른 종목 선수들도 번갈아가며 참여할 예정이다. ‘맘스터치 지구방위대’가 이길 때마다 소아암 환자들에게 선수들과 맘스터치가 100만원씩을 공동 기부한다.
뜻 깊은 행사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여서 그런지 ‘2002 전사’들의 표정은 밝았다. 2015년 U-17 대표팀과 지난해 포항을 지휘했던 최진철은 “이러다 지면 안 되는데…”라며 웃었다. JTBC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천수는 “사람들이 2002년 월드컵 멤버 3명과 이렇게 축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는가. 우리도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축구의 클라이맥스를 경험했던 이들은 그래서 최근 각급 대표팀의 부진을 안타까워하며 후배들이 곧 자존심을 살려줄 것이라 믿었다.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이 지난달 국내에서 치른 U-20 월드컵 4경기를 직접 관전한 이천수는 “포르투갈과 16강전을 보니 실력 차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며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결국 고비의 순간엔 에이스가 나타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해설도 하고 있는데 갈수록 우리 선수들의 기량 저하가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만 19세가 되기 전인 2000년 4월 국내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 라오스전을 통해 A매치 데뷔를 했다. 지금의 이승우보다 더 어릴 때였다. 이천수는 “이승우, 백승호는 해외에서 축구를 배워서인지 확실히 훌륭했다. 이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로도 뛰게 될 것이다. 다만 그 시기는 성인팀에서 본격적으로 뛴 다음부터가 되더라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최진철은 “2년 전 칠레 U-17 월드컵에서 나와 함께 16강에 올랐던 선수들이 이번 U-20 월드컵에 7명 뛰었다. 한 살 위 형들과의 경쟁을 뚫고 출전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주장 이상민이 대회 전 전화를 해서 ‘전주는 감독님 홈그라운드니까 다 이길 것 같아요’라고 말했던 게 기억 난다. 2연승을 해서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웃었다. 최진철은 전북의 ‘원클럽맨’이다. 이어 “포르투갈전 등을 보니까 포메이션대로 선수들이 서 있는 것은 잘 하는데 압박 등 그 자리에서 필요한 플레이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한국 최고의 골키퍼로 인정받다가 지난해 은퇴한 김병지는 “송범근이 잘 했지만 훌륭한 국가대표 및 올림픽대표 선배들과 겨루기 위해선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 상대 공격수와 맞설 때 그 선수의 킥이 올 수 없는 방향을 계산하면 각이 좁혀진다. 그런 연습들을 후배 골키퍼들이 더 터득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