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스포츠영웅 김연아, 긴장한 표정
피겨스케이팅 김연아가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된 ‘2016년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 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11.23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문화체육관광부와 김연아(26)는 불편한 관계인가’를 놓고 벌어진 논란이 식을 줄 모르고 이어졌다. 국정농단으로 사회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결부돼 체육계에도 비리혐의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김연아 관련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정작 당사자의 말은 나오지 않고 있던 와중에 김연아는 23일 논란 발생이후 처음으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의 구동회 대표도 나서 해명했다. 김연아는 “불이익을 당했다는 것은 직접 느낀 것이 없다. 논란이 커지는 것에 대해 걱정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도 “확대해석된 내용이 확산되고 재생산되면서 진실이 왜곡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연아는 23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6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했다. 지난해 선정되지 못했던 김연아는 올해 영예로운 헌액대상자로 선정됐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이고 올림픽과 그랑프리 등 각종 세계대회에서 한국 피겨 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그러모으며 한국 피겨를 순식간에 세계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은 공로가 인정됐다. 세계신기록을 11차례 달성하는 등 13세 나이에 국가대표가 된 이후 지난 2014년 은퇴하기까지 많은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날 모든 이들의 시선은 김연아의 입에 모였다. 문체부와 불편한 관계인지,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는지, 지난해 광복절 행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손을 뿌리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등 최근 뜨거운 논란이 됐던 문제에 대한 궁금증때문이었다.

◇늘품체조 시연회, 김연아는 행사자체를 아예 몰랐다.

지난 2014년 11월 박 대통령과 당시 문체부장관이었던 김종덕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던 늘품체조 시연회에는 김연아가 참석하지 않았다. 김연아는 “그런 행사가 있는지 몰랐다. 에이전시를 통해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의 구동회 대표는 “하루에도 2~3건씩 행사 참석 요청이 들어온다. 당시 구두로 요청을 받았는데 ‘체조관련 행사가 있는데 김연아의 시간이 되느냐’는 정도였다. 일정도 맞지 않았고, 체조관련 행사라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김연아의 활동과 맞지 않아 불가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참석 요청이 워낙 많은데다 성격이 맞지 않는 행사여서 김연아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SS포토] 명예의 전당 헌액하는 김연아, 플레시 세례 받으며 입장
피겨스케이팅 김연아가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된 ‘2016년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 행사장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입장하고 있다. 2016.11.23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복절 행사, ‘박근혜 손’을 뿌리친 건 아니다

지난해 열린 제70회 광복절 기념행사 당시 김연아가 박 대통령의 손을 뿌리치는 듯한 영상으로 인해 문체부를 넘어 박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인 것이 아니냐는 설화도 불거졌다. 김연아는 “그 자리가 무대에 오르기 전 (안내받은)내 자리가 아니었다. 생방송이었고, 우왕좌왕하다보니 그런 일이 생겼다”면서 “제가 아무리 버릇이 없어도 어른의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영상을 보면 오해할만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뿌리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구 대표가 설명을 보탰다. “현장에서 그 모습을 봤는데 김연아가 박 대통령에게 인사를 했고, 자리가 맞지 않아 (김연아가)어디에 서야할지 당황하고 있었다. 당시 행사 진행자가 안내를 제대로 못하고 우왕좌왕하게 만들어 크게 질책받은 것으로 안다”는 구 대표는 “그 한 부분만 보면 논란이 될 수 있지만 (김연아)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게 일어난 일이었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체부에 ‘찍혔다?’ 체감되는 불이익 없었으나…

당초 모든 논란의 시작은 김연아가 문체부의 눈밖에 나면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내용의 보도에서 시작됐다. 무슨 문제가 있어 불편한 관계라는 얘기가 나온 것인지 부터 실제 불이익이 있었는지도 관심사였다. 김연아는 “최근 여러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저는 사실 보도를 통해서 알았고, 이전까지는 그런 문제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불이익과 관련해서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커지는 것에 대해 걱정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최근들어 ‘문체부에 찍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김종 문체부 차관이 김연아를 싫어한다고 한 것은 보도를 통해 들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의 불이익이 있었는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히 느껴진 불이익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구 대표는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히며 “불이익을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가만 거슬러 생각해보니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일 당시 한 토론회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맞지 않는 자리라 불참했던 적이 있다. 만약에 미운 털이 박혔다면 그 때부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한 가지 단서를 내놓기는 했다.

◇확대해석과 의혹 확산, 부풀려져 걱정스럽다

김연아가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장으로 인해 김연아와 달리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했던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22)가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한 김연아는 “저도 그렇고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논란이 부풀려진 것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구 대표도 같은 뜻을 전했다. 그는 “최근의 논란은 현재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스포츠를 하나의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려했던 이들에 대한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심이 돼야 한다”면서 “확대해석에 의한 의혹이 재생산되면서 진실이 왜곡되고 있는 상황이 아쉽다. 의혹이 확대되면서 억울한 피해자까지 발생한 것에 대해 저도 그렇고 김연아 본인도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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