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스포츠영웅 김연아에 쏠린 관심
피겨스케이팅 김연아가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된 ‘2016년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11.23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선수시절에 그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났던 ‘피겨 퀸’ 김연아(26)의 업적이 다시 한 번 재평가를 받는 무대가 마련됐다. 한국 스포츠사에 깊고 진한 족적을 남긴 이들에게 주어지는 ‘스포츠영웅’의 칭호가 김연아에게 주어졌다. 김연아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헌액식을 통해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대한체육회가 지난 2011년부터 제정하기 시작한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에 김연아는 9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초대 헌액 대상자로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따냈던 故 손기정 선생과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역도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던 故 김성집 선생이 선정됐다. 김연아가 체육인으로서 남긴 업적이 체육계 원로들과 견줘 손색없을 만큼 대단했다는 것을 은퇴 후 재조명 받은 셈이었다. 이태영 스포츠영웅 선정위원회 위원장은 “2011년부터 스포츠영웅 제도가 마련된 이래 압도적인 만장일치, 유일한 헌액 후보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라며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김연아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동안 헌액되신 스포츠영웅들께서는 체육계 원로들이시다. 아직 어린 제게 이런 큰 영광을 주셔서 과분하게 생각하고 영광스럽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지금껏 살아온 날보다 많은 저에게 더 값지고 의미있게 살아가라고 주시는 영예로 생각하려 한다. 앞으로도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 특히 후배들을 사랑하고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히며 체육계 선배와 후배 모두를 생각하는 마음을 전했다. 여느 시상식장에서와는 달리 긴장된 모습이었던 그는 “저와 비슷한 시기에 좋은 성적을 거뒀던 선수들이 많은데 사실 조금 민망하기도 하다”면서 살짝 웃어보였다.

[SS포토] 김연아,  2016 스포츠영웅으로 선정... 명예의 전당 헌액
피겨스케이팅 김연아가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된 ‘2016년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조윤선 문체부 장관(왼쪽)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11.23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하지만 영광스러운 명예의 전당 헌액을 기뻐하며 지인들의 축하로 채워졌어야 할 자리에도 최근 한국사회를 어둡게 뒤덮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 2차관이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되는 등 체육계도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피해를 입은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김연아도 문체부와 불편한 관계가 있어 불이익을 받았다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었다. 김연아에게 쏠린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웅변하듯 행사장은 ‘피겨 퀸’의 한 마디를 놓치지 않기 위한 취재진으로 송곳하나 세울 틈 없이 붐볐다. 김연아는 취재진 앞에 직접 나서 최근 일고 있는 논란에 대해 “불이익에 대해 느낀 것이 없다. 보도를 접하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김연아에 이어 소속사측도 해명에 나서 “불이익이라고 느낄 만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당사자들은 오히려 사실과 달리 의혹이 부풀려지며 애꿎은 피해자까지 생겨나는 상황을 걱정했다.

인고의 시간을 버티며 갈고 닦은 신체의 능력을 바탕으로 서로가 합의한 규칙안에서 최선과 선의로 경쟁하는 체육은 정정당당함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다. 그런 체육에까지 비리의 마수가 뻗친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대한민국의 손꼽히는 스포츠영웅으로 인정받는 자리에서, 알지도 못했던 사건에 대해 불필요하게 해명을 해야했던 김연아의 모습이 현재 체육계가 처한 안타까운 현실, 더 나아가 이번 정부가 안겨준 참담한 실망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polaris@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