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손연재 갈라쇼, 아이돌 압도하는 카리스마 댄스!
체조 스타 손연재가 17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진행된 ‘리드믹 올스타 2016’에 참여해 그룹 엑소의 히트곡 ‘으르렁’에 맞춰 갈라 무대를 펼치고 있다. 2016.09.17. 고양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양=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경쟁을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무대를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도 조마조마하기 보다는 즐거움이 컸을 것이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에게 쏟아지는 응원의 목소리는 그에게 더 높은 점수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보여주는 무대에 대한 환호였다.

손연재는 17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 세계 리듬체조 올스타 초청 갈라쇼’에 나섰다. 지난 16일에 이어 이틀째 공연이자 마지막 공연이었다. 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한 손연재는 지난 2016 리우올림픽 당시와는 달라보였다. 긴장을 애써 웃음으로 감추는 표정도 아니었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어금니를 깨물지도 않았다. 선수가 아닌 일반인처럼 느껴질 만큼 평소보다 더 편안한 표정이었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에 맞춰 검은색 정장과 모자를 쓰고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강렬한 마지막 동작이 압권인 리본연기를 선보였다. 특별무대에서는 경쟁무대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도 보여줬다.

[SS포토] 손연재의 리드믹 올스타, 페도라가 잘 어울려~
체조 스타 손연재가 17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진행된 ‘리드믹 올스타 2016’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16.09.17. 고양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지구 반대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던 지난 올림픽에서 손연재는 개인종합 4위에 올랐다. 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이 준비해온 연기를 만족스럽게 펼쳐보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박수갈채를 받았다. 운동을 하는 선수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발걸음을 고양체육관으로 이끌었다. 첫 날 공연에 2800여명이 모인데 이어 둘째 날이었던 이날도 3000명 가까운 관중들이 박수와 환호로 리듬체조 무대를 즐겼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을 비롯해 손연재와 같은 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 카차리나 할키나(이상 벨라루스) 크세니아 무스타파예바(프랑스) 등이 수준높고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했다.

손연재와 그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이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갈라쇼로 인해 리듬체조는 일반 대중에게 제법 친숙해졌다. 매년 가을무렵 열리는 갈라쇼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관중들이 늘 들어차는 것이 이를 드러내준다. 관람수준도 높아져 어느 순간에 침묵하고 어느 순간에 박수를 보내는지 구분도 명확해졌다. 수차례 공지해도 고쳐지지 않았던 스마트폰 플래시 사용 문제도 거의 사라져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 더불어 이 갈라쇼를 통해 세계무대를 꿈꾸며 리듬체조를 배우고 있는 수많은 유망주들이 자신의 연기를 소개하고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지금까지 리듬체조를 해오며 알게 된 것들을 후배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후배 선수들이 충분히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저도 예전에는 올림픽은 출전 자체가 무리라고 했지만 두 번 출전했다. 후배들도 해낼 수 있다”고 말한 손연재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손연재는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함께 해준 선수들에게도 고맙다”면서 “동료들이 그동안 실수도 더러했는데 이번에는 올림픽 부담감을 벗었기 때문인지 실수도 없었고 준비과정이 정말 즐거웠다. 공연도 재미있게 즐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갈라쇼를 끝으로 이제 손연재의 2016년 일정은 끝났다. 몸도 마음도 편하게 쉴 시간이 됐다. 그는 “여행을 가고 싶다. 집에서 쉬거나 친구들을 만나거나 하면서 좀 더 일상적인 일들을 하며 쉬고 싶다”고 말했다. 휴식을 이야기하는 손연재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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