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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출처 | ISU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스피드스케이팅의 매스스타트 종목은 아직 팬들에게 낯설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매스스타트(mass start) 방식은 사이클과 마라톤, 스키의 크로스컨트리 등 장거리 종목에서 시행되는 경기방식이다. 여러명의 참가 선수들이 정해진 레인없이 동일한 출발선에서 출발해 정해진 거리를 완주한 뒤 결승선에 먼저 들어오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다.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는 3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해야 경기가 성립되며 보통 20명 이상의 선수들이 한꺼번에 달린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승훈을 비롯해 24명의 선수가 나섰다. 무작위로 서는 것은 아니고 6열종대로 서는데 맨 앞줄은 예선성적이 좋은 상위권 선수들이 포진한다. 줄간 간격은 최소한 1m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뒷줄에 서는 선수는 다소 불리할 수 있다. 레이스의 선두에게 추월당하면, 즉 선두와 한 바퀴 이상 차이가 나면 곧바로 실격처리된다.

기록종목이면서도 경기 도중 서로 간의 경쟁이 치열한 순위싸움 성격이 짙다. 쇼트트랙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 ‘스피드스케이팅의 쇼트트랙’으로 불리기도 한다. 레이스를 시작한 두 번째 바퀴부터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선수들간 다툼을 벌일 수 있다. 그 탓에 부상을 막기 위한 헬멧 장갑 보호대 등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하는 점이 쇼트트랙과 닮았다. 400m의 트랙을 총 16바퀴(6400m) 도는데 정해진 레인 없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눈치 싸움을 벌여가며 경기를 운영해야 되는 것도 비슷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포함돼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의 새로운 메달밭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상 매스스타트의 우승자는 기록이 아닌 ‘점수’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레이스 도중 4바퀴째, 8바퀴째, 12바퀴째에 세 차례 점수를 매기는데 1위부터 3위까지 각각 5, 3, 1점을 부여한다. 피니시 라인에서는 1위 60, 2위 40, 3위 20점을 주는데 전체 레이스에서 획득한 점수를 합해 우승자를 가린다. 하지만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선수가 얻는 점수가 크기 때문에 중간중간 매기는 점수가 최종순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결승선을 2위로 통과한 선수가 4, 8, 12바퀴째에 1위를 해 총 15점을 더 얻었어도 최대 최종 점수는 55점에 불과해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한 선수를 밀어내고 우승할 수는 없다. 게다가 4위부터는 점수순이 아니라 결승선을 통과한 순서대로 순위를 매겨 중간 점수가 사실상 무의미하다. 최재석 ISU 기술위원은 “인터미션 포인트는 중간에 경기가 지루해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포인트가 순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도 사실이어서 이 부분이 바뀔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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