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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또 한 차례 현직 프로농구 감독의 불법 스포츠 도박 연루는 아직 혐의 단계인데도 농구계에 큰 충격을 던져준다. 3억원을 불법 베팅하고 자신이 속한 팀의 승부조작을 통해 2배 가까운 배당금을 챙겼다는 혐의 내용은 믿기 힘든 일이다.
국내에서 합법적인 스포츠베팅은 스포츠토토 뿐이다. 스포츠토토 게임이 있는데도 사설 불법 스포츠도박과 관련한 불법 베팅·승부조작 사건이 계속 되는 것은 불법 스포츠 도박이 갖는 마력과 중독성 때문이다. 합법 스포츠토토는 베팅금액이 10만원으로 제한돼 있고, 미성년자는 참여할 수 없다. 또 종목이 다양하지 않다. 프로농구의 6점 차 이상 승패와 5점차 이내 승부를 맞히는 승5패, 2~3경기의 각 팀 최종 득점대를 맞히는 스페셜, 한 경기의 전반·최종 득점대를 각각 맞히는 매치 게임 등이 있다. 반면 불법 스포츠도박은 남녀노소 불문이고 베팅 금액과 횟수, 시간의 제한도 없다. 다양한 게임 방식과 고배당으로 스포츠팬들을 불법의 수렁으로 유혹한다. 첫 3점슛, 첫 파울, 첫 자유투, OO점수차 승패, 각 쿼터 승패 맞히기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사설 도박사이트의 개설자가 내놓는 아이디어에 따라 더욱 다양화된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는 국내는 물론 중국과 필리핀 등 외국에도 서버를 마련해 놓고 고액 불법 베팅 게임을 운영하며 미성년자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문자중계에도 불법 도박 사이트의 인터넷 주소를 광고하는 글이 자주 올라오는 현실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의 규모는 31조1171억원에 달한다. 전체 불법도박 규모가 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불법 스포츠 도박시장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최근에도 1200억원대의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kt의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패하는 쪽에 돈을 걸고, 감독이 3~4쿼터에 주전선수 대신 후보선수를 투입해 고의적으로 대패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kt는 지난 2월1일 삼성전부터 정규시즌을 마치는 3월5일 모비스전까지 13경기를 치렀는데 10점 차 이상 대패한 경기는 두 차례뿐이다. 2월 14일 KGC인삼공사전에서 63-75, 2월 20일 SK에 60-75로 각각 패했다. 인삼공사전에서는 전반까지 37-38로 팽팽하게 맞서다가 3쿼터 들어 단 6점을 넣고 22점을 내주며 패배의 길을 걸었다. 이날 외국인선수 찰스 로드는 발목 부상 탓에 결장했다. 슈터 조성민은 11점 가운데 8점을 2쿼터에 넣었고 3쿼터에는 7분 51초를 뛰어 무득점에 그쳤다. 6일 뒤 SK전에서는 1쿼터부터 6-18로 밀렸고 전반을 23-34로 마친 뒤 3쿼터에 14-18로 뒤졌다. 4쿼터에는 23-23으로 같은 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조성민은 2쿼터에만 나와 10분을 뛰어 무득점에 그쳤고, 로드는 4쿼터에 코트에 나서지 않고 11분 57초를 뛰어 8득점을 기록했다. 승부조작 대상경기로 주목받는 것은 2월 20일 SK전이다.
박정욱기자 jwp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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