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의 ‘한 골’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세 골’을 이겼다. 메시가 넣은 득점포는 FC바르셀로나를 스페인 1부리그 프리메라리가 우승으로 이끌었다. 호날두가 해트트릭을 기록하고도 고개를 숙여 두 라이벌의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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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바르셀로나는 18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2014~2015 프리메라리가 37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메시가 후반 20분 넣은 결승포에 힘입어 1-0 승리를 챙겼다. 30승3무4패(승점93)를 기록한 FC바르셀로나는 2위 레알 마드리드(29승2무6패·승점89)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유지하며 남은 한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년 만의 프리메라리가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FC바르셀로나는 지난 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맨 윗 자리를 내줬다. 통산 23번째 우승을 기록하며 최다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32회)와의 간격을 좁혔다.
메시의 해결사 본능이 빛을 발했다. 루이스 수아레스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네이마르, 페드로와 함께 스리톱으로 나선 메시는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0분 페드로의 패스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슛으로 홈팀 골망을 출렁여 승부를 결정지었다. 메시의 올시즌 프리메라리가 41호골. 마침 같은 시간에 마드리드의 다른 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선 호날두가 해트트릭 쇼를 펼치며 힘을 내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에스파뇰과 역시 프리메라리가 37라운드 대결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이날 에스파뇰을 누르고, FC바르셀로나가 아틀레티코에 비기거나 져서 두 팀 간격이 좁혀지면, 최종 38라운드를 통해 뒤집기 우승도 가능했다. 프리메라리가는 승점이 같은 팀의 경우, 승자승 원칙을 들식 차보다 먼저 적용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FC바르셀로나와의 올시즌 2차례 대결에서 1승1패를 기록했으나 득실 차가 앞선다. 그러나 메시가 소속팀 우승의 마지막 점까지 찍으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2011~2012시즌 이후 한 번도 자국리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했다. 에스파뇰을 4-1로 이겼지만 쓸모가 없었다.
호날두는 이날 43~45호골을 한꺼번에 몰아치고 메시와의 간격을 4골로 벌리며 2년 연속 득점왕에 다가간 게 위안이었다. 하지만 종료 휘슬이 울리고도 그는 웃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올시즌 ‘무관’을 확정한 순간이라 더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게 됐다. 자국리그 타이틀을 손에 넣은 FC바르셀로나는 31일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스페인 국왕컵(FA컵) 결승, 7일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통해 유럽 구단 사상 최초로 두 번째 트레블(3관왕)을 노린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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