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원 최성록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오른쪽)과 미국 앤디어워즈 대상을 수상하는 대학생 최성록씨.박진업기자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교수님 덕분에 태어나서 가장 큰 상을 받아 얼떨떨해요. ”

한국인 최초로 미국 뉴욕광고클럽에서 시상하는 앤디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숙명여대 최성록(23·시각디자인학과4)씨는 수줍은 듯하면서도 무덤덤했다. 최씨는 시각 장애인이 다양한 색을 경험할 수 있도록 물감에 향기를 넣어 후각으로 색을 구분한 신개념 물감 프로젝트인 ‘센트 페인트 프로젝트’(Scent Paint Project)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앞서 칸국제광고제, 뉴욕페스티벌과 함께 세계 3대 광고제로 손꼽히는 클리오광고제 은상을 수상했고 뉴욕페스티벌에도 출품한 상태다.

그는 “이번 수상작을 비롯해 다른 작품까지 포함하면 그동안 부산국제광고제를 비롯한 해외 광고제에서 상을 30개 정도 받았다”면서 “색을 다루는 전공이어서 색을 선택하는 일이 많아 평소 과제를 하면서 나는 색을 볼 수 있고 느낌을 알 수 있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은 어떻게 하면 색을 알 수 있을지 방법을 생각하다가 향기마다 느낌과 분위기가 있어 향기와 색을 결합하는 건 어떨까 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수상소식을 알리는 전화가 걸려왔을 때 휴대폰에 국제전화번호가 뜨자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전화를 안받아 이메일로 수상소식을 통보받았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최씨는 박서원 부사장의 빅앤트아카데미 수업에 대해 “교수님의 수업을 받으면서 일상생활할 때나 과제를 할 때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살아오면서 환경에 따라 생각하는 게 달라 틀을 깨기 힘든데 그 부분을 넓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진 것 같다”며 “보통 수업 때 교수님은 방향만 잡아주고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게 해서 생각을 깊고 다양하게 하도록 이끌어준다”고 덧붙였다.

원래 꿈은 광고인이 아니었다는 그는 “유명한 광고인인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싶어 수강하게 됐다. 광고를 처음 접하게 된 데다 업계에 계신 분의 수업을 듣게 되니 광고가 참 매력있더라. 아이디어 하나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고 좀더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대학생으로 좋은 기회를 얻어 많은 경험을 하게 되니 활동범위가 넓어졌다. 원래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인 디자인 아이디어로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둔 최씨는 진로에 대해 “아직 딱히 정한 건 없지만 졸업하기 전까지 좀더 많은 경험을 쌓아 내게 올 미래를 기다리며 견문을 넓히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어떤 기회가 오든 좀더 커진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앤디어워즈 대상 수상과 함께 상금 1만달러(약 1106만원)도 받는다. 상금을 어디에 쓰겠냐는 질문에 “프로젝트를 도와준 언니에게도 좀 주고 기부도 어느 정도 하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정규과정이 1년인 빅앤트아카데미 수업을 2년간 수강한 그는 “학교에 다니면서 이런 수업을 접할 기회가 없어 평소 후배들에게 많이 권해준다. ‘너랑 광고가 안맞아도 살면서 뭔가를 생각하고 일을 풀어나갈 때 도움이 많이 되고 영역만 다를 뿐 아이디어 내는 건 똑같다. 사회 나가서 무슨 일을 하든 이런 훈련을 한번 받으면 좋을 것’고 적극적으로 추천한다”고 미소지었다.

최씨의 대상 수상 비결에 대해 박 부사장은 “심사위원들의 심사기준에도 트렌드가 있긴 한데 소외된 계층을 위한 따뜻한 아이디어인 데다 아이디어가 표현이 쉬워 대상을 받은 것 같다. 간단한 아이디어로 향기나는 페인트가 양산돼 수많은 미술관에 접목했다고 생각하면 효율성과 확장성이 높다. 심사위원들은 아이디어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 지를 보는데 대부분 관점이 비슷한 것 같다. 이 친구의 아이디어를 특허출원하는 걸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씨는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17일 출국할 예정이다.
조현정대중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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