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4년 후 ‘리더’ 이강인은 어떤 모습일까.
조별리그 탈락으로 충격을 안긴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이강인의 존재다. 그는 세 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 홍명보호의 기둥으로 활약했다. 체코전에서는 승리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패배한 나머지 경기에서도 제 몫을 하며 공격을 책임졌다.
이강인은 스페인 언론 ‘마르카’가 조별리그를 기반으로 뽑은 월드컵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선수 중 홀로 포함됐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선수 중에서도 유일하다. 그만큼 존재감이 빛났다는 의미다.
4년 전 카타르 대회와 비교하면 확실히 비중이 커졌다. 2022년 이강인은 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시 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평가전 내내 이강인을 활용하지 않았다. 엔트리 진입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예상을 깨고 이강인은 카타르행에 성공했고, 가나와 경기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조규성의 골을 도우며 꼭 필요한 선수임을 증명했다. 다만 당시 이강인은 조연, 혹은 ‘신 스틸러’ 정도로 부를 만했다. 팀의 주축은 아니었다.
이번엔 달랐다. 이강인은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으로 이어지는 체제 변화 속에서 기둥으로 성장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해 중앙, 3선까지 내려와 공격을 풀어나가는 대체 불가 역할을 해냈다. 팀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연 1등이었다.


실력만 돋보인 게 아니다. 승리욕도 남달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3차전 패배 후 가장 괴로워한 선수가 이강인이다. 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친 그는 한참 고개를 숙인 채 좌절하며 괴로워했다. 월드컵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엿볼 장면이다.
당시 이강인은 성숙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하며 “나도 마찬가지로 실력이 많이 부족했다. 많이 반성하고 앞으로 발전하려고 노력해야 될 것 같다”라는 말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다음 월드컵을 기약하는 발언이다.
이번 대회는 기대 이하의 성적 속 마무리됐다. 이제 4년 후를 봐야 한다. 2030년이 되면 이강인은 만 29세의 전성기를 보내는 나이다. 21세엔 감초 역할을, 25세엔 주연을 담당한 그는 팀의 실질적인 리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력, 나이, 태도 등 여러 면에서 비중이 더 커질 게 분명하다.


북중미 월드컵 엔트리엔 오현규와 이한범, 엄지성, 양현준, 이태석, 배준호, 옌스 카스트로프, 조위제, 이기혁, 김태현 등 2000년대생 선수가 대거 함께했다. 다음 월드컵에서는 대표팀의 주축이 될 자원이다. 실제 이강인은 대표팀 내에서 젊은 선수를 이끌고 있다.
이강인은 올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스페인의 거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익숙한 스페인 무대로 복귀해 또다른 미래를 그린다. PSG에서 쌓은 경험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경력이 더해지면 이강인은 대표팀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4년 후 리더의 위치에 선 이강인은 한국을 어디까지 인도하게 될까. 먼 미래지만 벌써 기대가 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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