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아마추어 국가대표 양윤서의 반란
한국여자오픈 2R 깜짝 단독 선두
새로운 스타 탄생 예고?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컷 통과가 목표였어요.”
통산 67승의 ‘살아있는 전설’ 신지애(38)도, 통산 20승의 박민지(28·NH투자증권)도 아니었다. 한국여자골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내셔널 타이틀 무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선 이름은 18세 아마추어 국가대표 양윤서(인천여고부설방통고)였다.
양윤서는 12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1·6663야드)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중간 합계 4언더파 138타를 기록한 양윤서는 공동 2위 그룹 최가빈, 최예본(이상 2언더파 140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좁은 페어웨이와 까다로운 그린에 정상급 프로들마저 고전한 가운데 양윤서가 무려 4타를 줄였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된 양윤서는 이미 아마추어 무대에서 검증된 기대주다. 지난 2월 아시아태평양 여자아마추어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메이저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라운드 이븐파로 숨을 고른 양윤서는 이날 완전히 달라졌다. 7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9번과 10번 홀 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탔다. 정교한 아이언샷이 빛났다. 홀컵 가까이 붙이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타수를 줄였다.
후반에도 기세는 이어졌다. 13번 홀(파4) 버디에 이어 16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17번 홀(파3)에서 1.9m 파 퍼트를 놓치며 이날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18번 홀을 침착하게 파로 막아내며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켜냈다.

경기 후 양윤서는 “안전하게 플레이하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는데 계획대로 잘 풀렸다. 점수를 줄이면서도 선두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페어웨이가 워낙 좁아 무리하지 않고 안전하게 공략했다. 어프로치도 잘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난코스로 유명한 레이크우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양윤서는 “국제대회와 메이저 대회 경험 덕분에 빠른 그린에는 적응이 됐다”면서도 “이 코스는 러프에 들어가면 공이 어떻게 나갈지 예측하기 어려워 정말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목표였다. 양윤서는 “이번이 네 번째 한국여자오픈 출전이다. 두 번은 컷 탈락했고 한 번은 공동 57위였다”며 “사실 이번 대회 목표도 컷 통과와 톱10이었다. 국가대표 신분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지난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자 서교림과 ‘디펜딩 챔피언’ 이동은은 나란히 컷 탈락했다. 이예원도 짐을 쌌다. 반면 신지애는 공동 15위, 박민지는 공동 54위로 가까스로 주말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여자오픈은 종종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지금, 그 무대 중심에 18세 국가대표 양윤서가 서 있다. 컷 통과를 목표로 출발했던 소녀가 ‘내셔널 타이틀’ 우승 경쟁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남은 두 라운드에서 양윤서의 반란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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