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포판=김용일 기자] 체코전 역전승에도 ‘캡틴’ 손흥민(LAFC)은 스스로 실망한 듯 경기 직후 취재진의 인터뷰 요구에 말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있는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에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네 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베테랑이자 주장답게 ‘살 떨리는 1차전’인만큼 초반 동료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전방을 누볐다.
이재성(마인츠)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며 주요 순간 뒷공간 패스 등을 뿌릴 때 손흥민은 영리하게 공간을 찾아 들어갔다. 그리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6개의 슛을 시도했는데, 마무리가 아쉬웠다.
특히 전반 40분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하프라인까지 전진해 볼을 차단한 뒤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왼쪽으로 드리블한 그는 체코 수비를 따돌리고 왼발 인프런트로 감아 찼는데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10분엔 이재성의 감각적인 왼발 논스톱 뒷공간 패스 때 골문 왼쪽에서 공을 잡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다. 그러나 회심의 왼발 슛이 체코 골키퍼에 가로 막혔다. 손흥민은 이날 기대득점이 0.65에 달했는데 결정력이 따르지 못했다.
이밖에 ‘장신군단’ 체코 수비수를 등지며 볼을 제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팀이 1-1로 맞선 후반 24분 오현규와 교체돼 물러났는데, 벤치로 향할 때 표정이 어두었다. 오현규가 11분 뒤 황인범의 오른쪽 크로스를 왼발을 연결해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을 땐 환하게 웃으며 달려갔다.

경기 직후 국내 여론 뿐 아니라 영국 공영방송 ‘BBC’ 축구 해설위원인 클린턴 모리슨은 승점 3을 위해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를 투입한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을 언급했다. 모리슨은 “후반에 주장 손흥민 주장을 빼고 오현규를 투입했을 때 올바른 결정이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를 투입해 승리를 결정지었다”며 “이것이 (월드컵 등) 주요 대회에서 감독들이 거액의 연봉을 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런 시선에도 손흥민을 감쌌다. 그는 경기 직후 “중요한 경기였다. 선수들이 압박감을 받을 때 주장으로 당연히 (선발진에) 나와야 한다”며 “손흥민은 충분히 준비한 것을 잘 실행해줬다. 물론 (득점) 기회를 놓쳤지만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그는 득점 감각이 좋다. 앞으로도 걱정 안 한다”고 치켜세웠다. 팀이 필요로 할 때 ‘한 방’을 해줄 능력을 여전히 지녔다고 강조한 것이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