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포판=김용일 기자] 부상을 이겨내고 커리어 네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은 축구대표팀 수문장 김승규(FC도쿄)가 환상적인 ‘슈퍼세이브’로 홍명보호를 구해낸 뒤 비로소 웃었다.
김승규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있는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에서 한국의 2-1 역전승을 견인한 뒤 “선수끼리 첫 경기를 꼭 잡아야 한다고 말을 많이 했는데 먼저 실점했지만 다 같이 역전해서 결과를 얻은 것에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를 주도하고도 ‘장신군단’ 체코의 롱 스로인 전략에 후반 13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22분 황인범에 이어 후반 35분 오현규의 연속포가 터지면서 점수를 뒤집었다. 짜릿한 역전극을 해내는 데 마지막 퍼즐이 된 건 김승규의 선방이다.
후반 38분 또다시 상대 롱스로인 상황에서 아담 홀로제크에게 노마크를 허용했는데, 김승규 골키퍼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선방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도 상대 역습 땐 미할 사딜레크에게 오른발 노마크 슛을 허용했다. 이번에도 김승규가 오른쪽으로 몸을 던져 잡아냈다.
그는 “우리가 주도했는데 먼저 실점해 그대로 경기가 끝나버리면 수비수나 골키퍼의 책임이 될 상황이었다. 역전을 하고 내가 선방으로 팀에 조금이나마 힘이 돼 기쁘다”고 웃었다.
상대 롱스로인에 대해서는 “알고 있던 패턴이나 생각보다 큰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당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 벨기에와 경기에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김승규는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대회를 거쳤다. 카타르 대회에서는 주전 수문장으로 한국 축구 월드컵 역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에 이바지했다. 우루과이와 1차전(0-0 무)에서는 월드컵 첫 클린시트를 해냈다.

시련이 닥친 건 지난 2024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 예기찮은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 하반기 실전에 복귀했으나 그해 11월 십자인대가 재파열하는 불운이 겹쳤다. 선수 은퇴까지 고민할 정도로 심각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지난해 수술과 재활을 거쳐 복귀, 특유의 동물적인 방어와 유연한 빌드업으로 소속팀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입지를 되찾았다. 지난해 9월 미국 원정 2연전을 통해 다시 대표팀에 합류했다.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이 무릎 합병증을 이겨내 부활한 것처럼 김승규도 부상 악몽을 딛고 극적으로 북중미행에 성공했다. 태극전사 내에서도 ‘인간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그런 그가 체코전 선방으로 팀 승리까지 안겼으니 더욱더 기쁨을 배가 됐다.

무엇보다 월드컵을 앞두고 ‘복덩이’도 얻었다. 지난 2024년 6월 모델 겸 방송인 김진경과 결혼한 김승규는 지난 4일 딸을 얻은 바 있다. 당시 “옆에 있어주지 못해 와이프,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으로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보란 듯이 1차전에서 맹활약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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